민족시보 제984호 (02.09.11)


<주장>

북·일 정상회담을 환영한다

북일 정상회담이 오는 9월 17일 평양에서 열린다.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북일 정상회담을 환영한다. 또한 7천만 전체 우리 민족과 일본국민의 커다란 관심과 세계의 지대한 주목 속에 열리는 북일 정상회담이 현재의 두 나라사이의 비정상적 관계를 끝장내고 국교정상화의 길을 터는 역사적인 회담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우리 조국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된지 이미 5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갔다. 그러나 일본은 이북과의 과거청산과 국교정상화를 오늘까지 미루어 왔다. 물론 그간 국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거청산에 대한 일본의 의지의 결여와 일련의 현안문제로 인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질 못하고 재개와 중단의 악순환을 되풀이 해 온 것이 오늘날까지의 북일 회담의 역사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일본이 미국의 냉전정책에 편승하고 또 미국의 강요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청산이라는 국제적, 도덕적 책무를 저버린 채 '두개 한국'정책을 추구해 온데 있다.

그러나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일어난 한반도 정세의 변화 즉 남북의 화해와 협력, 자주통일의 도도한 흐름, 그리고 서방 제국을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들이 앞을 다투듯 북과 국교를 수립하는 정세발전은 북일간의 비정상적인 관계에 마침표를 찍고 관계개선의 길로 나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일 국교정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인 것이다.

그런데 북일 국교정상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일본 내 일부세력은 지난 8월 25∼26일에 열린 북일 국장급회담에서 과거청산문제를 포함한 국교정상화와 관련한 문제들과 인도주의문제를 포함한 현안문제에 대해 "포괄적 해결방식"을 모색하기로 한 합의를 무시하고 이른바 '납치사건'을 전제조건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며 국교정상화 회담재개에 인위적 장애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북일 관계정상화의 근본문제를 호도하고 여론을 오도하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과거청산문제는 일본이 회피할 수 없는 국제적 도덕적 책무이다. 일본은 한반도를 반세기나 지배한 가해자이며 우리 민족은 그 식민지 지배하에서 민족의 자주권을 빼앗기고 모든 것을 유린 약탈당한 피해자이다. 일본은 이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시대의 요청이다. 그것이 실현되면 우리 민족과 일본국 사이에는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 것이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나아가서는 아시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을 앞당기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먼저 정치적 의사를 갖고 정상들이 대화를 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해 결단했다"고 말한 것을 주목한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과거청산문제에 최대의 성의를 보여줌으로써 북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빨리 열리고 그 회담이 빛나는 결실을 맞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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