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926호 (00.10.1)


<주장>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

일본 문부성에 검정을 신청해놓은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과거 일제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아시아제국에 대한 가해사실에 관한 기술을 대폭 삭제·축소하여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일본전국의 중학생이 사용하게될 8종의 역사교과서가 한결같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익 인사들로 구성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회'가 제작한 교과서는 역사왜곡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한국병합에 대해서는 "당시로서는 국제관계의 원칙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동아시아를 안정시키는 정책으로서 구미열강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것이었다"고 침략을 정당화하는가 하면 조선은 "위기의식이 희박해 열강의 위협에 대해 일본처럼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힘없는 나라로 멸시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이 관여했던 전쟁이 침략전쟁이었다는 사실은 아예 빼버리고 아시아침략을 민족해방전쟁으로 묘사했다. 또 일본군의 잔학행위나 인적, 물적 자원의 약탈행위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으며 2차대전의 전범국인 일본을 피해자로 바꾸어놓았다.

기존 7개 교과서도 별다를 바 없다. '위안부'사실을 기술한 교과서는 3개로 줄고 그나마 '위안부'라는 명칭을 남긴 교과서는 1개뿐이다. 더구나 식민지수탈과 황국 신민화를 위한 신사참배강요, 조선인항일운동,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난징대학살도 삭제 또는 축소하고 천황과 일본침략 역사를 긍정하는 내용으로 꽉 차여져 있다. '산코작전'의 내용을 남긴 것은 1개뿐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일본 헌법과 교육기본법에도 위배되는 역사왜곡의 위험한 움직임이 출판사의 자율규제라는 명목으로 일본정부와 문부성의 조직적인 뒷받침아래 자행되고있다는 점이다.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정부도 이미 인정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정부는 유엔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위안부 사실을 역사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공약도 했다. 일본정부가 국제공약을 파기하면서까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이유는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함으로써 전쟁책임과 과거청산을 회피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이번 교과서문제를 비롯하여 그간 아시아 제국의 비판을 받아온 모리총리의 '천황신국' 및 독도 영유권 발언, 이시하라 도쿄 도지사의 '3국인'발언 등 일련의 우경화 움직임은 일본이 군국주의를 부활시켜 제국주의시대로 회귀하려는 저들의 야망을 거리낌없이 드러내놓은 것이라 하겠다.

실제로 일본은 냉전시대에는 구소련의 위협을 구실로 군비를 끊임없이 확장해오다가 동서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그 명분이 사라지자 그에 대신하는 명분으로 '북의 위협'을 조작하여 '미일 새가이드라인' '유사입법'에서 보듯이 전쟁체제를 구축함과 동시에 군비를 계속 증강하고 있다. 역사왜곡은 이와 연관된 것으로써 오늘 일본이 황민화사관의 확산과 군사대국화의 길로 돌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아시아의 맹주가 되어보려는 일본의 야심은 도리어 일본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일본 지배세력이 역사를 왜곡하여 과거의 침략행위를 정당화함으로써 이웃나라 민족들과 대립관계를 조성할 것이 아니라 과거 침략행위를 솔직하게 인정, 사과하고 진실한 반성 위에서 아시아 제 민족과의 공존공생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민족시보 www.korea-ht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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