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907호 (00.2.21)


<주장>

민족성을 철저히 지켜나가자

재일동포사회가 위기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당국의 통계에 의하면 98년말 현재 재일동포 총수는 52만8,450명으로 97년에 비해 약 1만명이 감소되었다고 한다. 93년에 비교하면 약 5만명 감소된 셈이다. 귀화자 수는 9,561명이며 연간 근 1만명씩 귀화자가 생기고 있다. 또 동포자녀의 85%가 국제결혼을 했으며 이대로 가면 재일동포사회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위기를 가중시키는 우려되는 현상이 동포사회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참정권운동' 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공명당과 자유당은 영주외국인에 지방선거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였다.

'참정권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은 '참정권'을 얻게되면 재일동포의 처우문제가 해결되는 듯 주장하고 있다. 재일동포의 처우문제가 현재처럼 부조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결코 '참정권'이 없어서가 아니며 또 그것이 부여되었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오늘 3, 4세의 대부분이 국제결혼을 하고 동화·귀화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근본요인은 일본정부의 동화정책과 한국정부의 기민정책이다. 이 요인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벌이는 '참정권운동'은 동화정책과 기민정책에 맞장구 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재일동포의 인권·권리문제는 과거 일제에 의한 식민지통치, 침략과 피침략, 가해와 피해의 역사에서 생긴 문제이다. 따라서 재일동포의 인권·권리문제의 해결은 선차적으로는 일본정부가 침략과 전쟁으로 빚어진 문제를 말끔히 청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재일동포가 요구해야 할 권리는 시혜적으로 얻어내는 '특별한 권리'가 아니라 침

해당한 권리의 회복이라야 한다. 즉 과거청산과 차별, 동화정책의 시정이지 결코 '참정권'을 얻어내는 것은 아니다.

'참정'이란 말 그대로 일본정치에 대한 참여이다. 알다시피 일본의 정치는 정당정치, 파벌정치이다. 재일동포가 '참정권'을 갖게 되면 일본의 정파들이 자기 당세 확대를 위하여 재일동포사회에 개입하게 되며 재일동포는 일본정치에 휘말리게 된다. 또 재일동포도 일본의 어느 정당, 파벌을 지지하며 누구에게 투표하는가를 놓고 몇 갈래로 의견이 갈라져 재일동포사회가 사분 오열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정치에 미치는 역향력의 시점에서 볼 때 재일동포가 일본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률은 불과 0·5%에 지나지 않고 그것도 북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분산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권'을 행사하여 일본정치에 영향력을 미치도록 한다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으며, 재일동포의 운명이 일본의 정치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지우지하게 되고 분열까지 가해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장차 재일동포사회의 주인공이 될 3, 4세가 민족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참정권'에 집착하게 되면 그들의 관심은 조국과 민족보다 자기 거주지역과 일본사회로 쏠리게 되고 민족의식은 마비되여 동화, 귀화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듯이 민족의식의 희박한 민족은 반드시 망한다는 것이다.

조국분단으로 재일동포사회가 양분된 상황에서 치안과 동화를 정책으로 하는 국가질서에 말려드는 '참정권'을 안이하게 주장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현재 재일동포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젊은 세대일수록 민족성이 희박하게 되어 가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적 권리'획득이나 '국제적 추세'에 추종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민족성을 고수해야 한다.

<민족시보 www.korea-ht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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