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904호 (00.1.21)


<신년회 인사> 곽동의 한통련 의장

주한미군 철수투쟁을 운동의 기축으로

여러분 새해를 축하합니다.

올해 인류는 새 천년대의 첫해인 2000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2000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세계 각지에서 화려하게 개최되었습니다만 우리들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제야의 종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관련 기사)

2000년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었던 지난해 연말에 현정권은 반년전의 민족통일행사와 관련하여 범민련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간부들을 구속한 것을 비롯하여 민중대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만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노동조합 지도부, 그리고 학생 등 48명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민족민주세력에 대한 공안탄압을 강화하였기 때문입니다.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언론, 출판을 비롯한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권리입니다. 이 민주적 권리를 유린하며 군사독재정권시대와 다름없이 민족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실망을 넘어 치솟는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또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정권안보 차원에서 우리 한통련에 덮어씌운 부당한 반국가단체 규정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해제하지 않고 반민주악법인 국가보안법으로 묶어놓고 있는데 대해서도 과연 이래도 되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해 2000년은 4월혁명 40주년과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이 되는 참으로 의의 깊은 해입니다. 1960년 4월 혁명은 한국민중이 민주화투쟁에서 최초의 승리를 쟁취한 역사적인 혁명이었습니다. 1980년 5월의 광주민중항쟁은 반미자주화를 전면에 내걺으로써 그때까지 단순한 반독재민주화투쟁을 민족해방운동으로 한단계 높여 민족민주운동의 가장 올바른 진로를 명시한 불멸의 민중항쟁이었습니다.

또 올해는 재일한국청년동맹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한청 40년의 발자취는 재일 2, 3, 4세의 동포청년들을 민족간부로서 육성하는 한편 민족민주운동의 선봉대로서 청춘의 정열을 민족자주와 통일, 민주화운동에 바친 자랑찬 40년이었습니다.

연대가 바뀌어 2000년대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우리조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유일한 냉전의 고도로 남겨진 채, 분단의 고통은 날로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반세기 가 넘도록 우리조국과 민족이 냉전체제와 분단의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은 미국의 패권주의에 의한 지배와 간섭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미군이 한국에서 물러가게 되면 분단도, 전쟁의 위험도 없어지고 통일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최근 비밀해제된 한국전쟁에 관한 기밀문서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전화를 피해 피난하는 양민들을 곳곳에서 대량학살한 천인공노할 사건이 밝혀졌습니다. 올해 우리는 민족자주의 깃발을 드높이 들고 주한미군 철수와 반통일악법인 국가보안법 철폐를 기축으로 자주 민주 통일운동을 더한층 강력히 전개해 나갈 결심입니다.

우리민족이 오랜 세월동안 분단의 비극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일본에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 일본정부가 북과 국교정상화의 길로 나온 것을 우리는 좋은 징조라고 보면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일본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북과 일본의 국교정상화의 기본문제는 일제의 식민지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청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일국교정상화교섭이 좋은 열매를 맺어 금세기에 일어난 불행한 일들을 금세기 중에 말끔히 청산하고 양민족의 진정한 화해에 기초한 새로운 선린우호의 시대가 열릴 것을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새해인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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