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904호 (00.1.21)


<해설>

정권은 바뀌어도 개선되지 않은 인권상황

김대중 정권은 지난해 12월 31일 '밀레니엄 대사면'이라면서 비전향 장기수인 신광수, 손성모씨와 한총련 관련자 4명, 노동사범 3명 등 9명을 석방했다. '대사면'이라는 말과는 달리 아직 111명의 양심수가 감옥에 남아 있을뿐더러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아닌 가석방 또는 형집행 중지에 의한 석방이며 재 수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김 정권 출범 후 인권상황에 대해 변협이 지난해 12월에 펴낸 '1998년 인권보고서'는 김 정권 출범 후 8개월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사람은 310명이며 김영삼 정권 시절 같은 기간의 67명보다 4배 이상 많고 '준법서약제'의 도입으로 여전히 양심의 자유는 침해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민가협의 조사에 따르면 김 정권 출범 이후 구속된 양심수는 1,188명에 달했으며 99년 한해만도 474명이나 된다. 이중 73·9%가 국보법에 의한 구속으로서 국보법이 양심수 양산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신분별로는 54·2%가 한총련 관련자들이며 재야, 노동자들의 양심수도 꾸준히 양산되고 있다.

이렇게 구속자가 많은데도 수감중인 양심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당국의 사건날조로 재판에서 무죄판결로 풀려 나오는 예가 많고 경미한 사건임에도 굳이 구속하여 대부분이 단기형으로 조기 출소하거나 집행유예로 풀려 나오기 때문이다.

정치수배 해제를 요구하며 조계사에서 500일간 농성투쟁을 벌이던 한총련 관련자가 청와대측이 '선처' 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농성을 풀고 자진출두하자 3명을 즉각 구속했다.

김 정권은 국보법 철폐는 고사하고 기만적인 개정안과 인권법의 재정에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 요망을 외면하면서 재야, 학생, 노동활동가를 구속함으로써 일정기간 대정부투쟁을 봉쇄하려는 정부안보용으로 써먹고 있다고 학계, 법조계, 인권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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