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904호 (00.1.21)


<주장>

미국은 하루빨리 나가라

노근리 양민 집단학살 만행에 이어 6·25전쟁 때 미군이 무고한 민간인을 무더기로 학살한 사실들이 잇따라 드러나 온 국민의 분노를 더욱 치솟게 하고 있다.

노근리 집단학살 만행을 폭로한 미국〈AP통신〉이 지난 연말에 비밀 해제된 군사관계문서에 토대하여 또다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51년 1월에 미공군은 피난길 민간인들의 행렬을 몇 차례 정찰비행한 끝에 이들을 향하여 공습을 가하여 수백 명을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이 귀축같은 학살 만행이 드러나자 미국은 노근리 양민 집단학살 만행에 대하여 사용했던 똑같은 논리 즉 '피난민 속에 북한군과 중공군이 끼어들어 있다는 정보에 따라 이들 양민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군이 저들의 만행을 합리화해 보려는 궤변에 불과한 것이다. 억울하게 참살 당한 피난민들은 미 공군의 정찰기가 상공을 선회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자기들이 양민임을 알리기 위해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있었음에도 피난민들이 대량으로 몰려있는 곳에 수 차례에 걸쳐 근거리 공습을 가하고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들에게는 기관총을 쏘아댔다는 증언은 '목표물 오인'이라는 변명이나 주장은 누구에게도 통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6·25전쟁시 미국이 감행한 양민학살사건은 〈AP통신〉이 보도한 것 말고도 현재 국방부에 접수된 건수만 해도 37건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미군이 이북 땅에서 저지른 건수까지를 합치면 양민학살은 수 백 건에 이를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더하여 6·25전쟁초기의 7월 4일부터 대전과 대구형무소 등에 수감중인 정치범

수천 명이 재판도 없이 무참히 학살되어 행방불명자로 처리되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 사실은 제주 4·3사건을 추적해온 재미동포 이도영 박사가 미정부에 관련자료의 비밀해제를 요청해 공개된 것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대전과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던 정치범의 학살이 자행되는 동안 미군장교가 그 잔인한 학살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면서 사진까지 찍어서 그 과정과 결과를 소상히 기록하여 워싱턴에 보냈으며 미당국은 그 보고서를 2급 '비밀문서'의 딱지를 붙여 이제까지 그 사실을 은폐해왔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저들이 저지른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서 로이 애플먼 수석 미국역사가로 하여금 미군사를 편찬함에 있어서 "한국 전쟁 때 만행은 모두 공산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다"라고 기술하도록 했다.

무고한 양민과 정치범에 대한 학살만행을 은폐하고 범행을 남에게 전가해온 사실을 통하여 우리는 미국의 정체, 야만성과 잔인성, 그리고 파렴치성과 교활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미군에 의한 학살만행은 6·25때만의 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기지촌이나 군사훈련장을 무대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엄중한 것은 미군의 한국강점으로 우리는 민족자주권을 유린당한 채 반세기가 넘게 분단의 비극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과 독립은 모든 민족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보편적 생존방식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반세기가 넘도록 이 민족자주권을 완강히 거부하고 한국과 한국인이 저들의 속국으로, 용병, 하인으로 살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이러한 침략적인 요구와 오만을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당당한 자주적인 민족이다. 우리는 더 이상 미군이 한국에서 주인노릇을 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자주와 통일, 평화를 바라는 온 겨레의 이름으로 미국이 하루빨리 한국에서 물러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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