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73호 (99.2.1)


독자의 소리

성인축하회서 다진 결의

박관자(가와사키시·학생)

민들레는 흙과 물과 햇빛이 없이는 자라지 않는다. 흙에 튼튼하게 실한 뿌리를 내리고 작지만 자신만만하게 꽃을 피운다. 그리고 시들어지면 솜이 되어 씨를 뿌리고 바람이 부는 데로 어디 던지 날아간다. 민들레는 줄기가 가늘어 언뜻 보면 약하게 보이지만 실은 너무나 힘이 센 꽃이다.

나는 민들레처럼 되고 싶다. 민들레처럼 작으면서도 힘차게 꿋꿋이 서고 싶은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좋은 물을 듬뿍 얻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일본사회에 힘찬 뿌리를 내릴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흙은 안쪽은 부드럽게 감싸주지만 바깥쪽은 너무나 딱딱한 흙으로 둘러싸여 있어 나는 싹도 피우지 못하고 내내 흙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러나 18세 때에 눈부실이리만큼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어지고 나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흙도 어느새 변하고 있었다. 그것은 지금까지처럼 부드럽게 감싸주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한 흙이었고 그 흙과 햇살은 나에게 너무나 많은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다. 그것을 흡수하여 20살이라는 기념할 날에 겨우 싹을 트게 할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 너무나 소중한 흙과 손을 맞잡고 힘차게 뿌리를 내려 따뜻한 햇볕을 더 많이 빨아들여 빨리 꽃이 되고 싶다. 지금은 아직 개화할 장소가 둘로 나누어져 꽃피우는 일이 쉽지 않으나 나는 두 개의 장소가 하나의 땅으로 바뀔 때까지 꽃피울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밟히더라도, 거센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는 강한 꽃을 자신만만하게 피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만약 시들어질 때가 온다면 그때는 솜이 되어 바람이 부는 데로 날아가 떨어진 그 장소에서 또 힘차게 뿌리를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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