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73호 (99.2.1)


주장

미국 호전세력의 위험한 도발책

지금 내외언론은 '99년 봄 한반도 위기설'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위기설'의 근원은 미국의 전쟁상인들과 일본의 극우세력이 북한이 금창리에 지하 '핵시설을 건설중'이라는 의혹을 제기, 그에 대한 사찰을 요구하고 나선데 있다. 이에 대해 이북은 핵과 무관한 일반시설인 만큼 부당한 사찰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조미 양국은 지난 해 12월에 이어 새해 1월 16일부터 의혹해소를 위한 협상을 가졌으나 현장접근(사찰)의 회수와 범위, 의혹이 해소되었을 경우에 미국이 치러야 할 보상의 내용을 놓고 합의점에 도달하지는 못하였다.

냉정히 생각해 보건대 과연 '핵시설'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도 없이 (이는 미 국방장관도 시인하고 있음) 단순히 의심이 간다는 이유만으로 타국의 건설물에 대하여 막무가내로 사찰을 강요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미국은 지하시설에 대한 사찰요구의 근거로 94년에 체결한 조미합의서를 들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핵문제 해결과 양국간의 관계정상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조미합의서의 어디를 봐도 이북내의 모든 시설물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찰을 의무화한 조항은 없으며, 미사일 개발이나 인공위성 발사실험을 금지한 부분도 없다. 또한 조미합의서를 놓고 말한다면 이를 이행하지 않은 쪽은 미국이었지 이북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북당국은 합의내용에 따라 추진중이던 흑연감속로의 건설을 중단하였으며 그 관련시설을 동결함으로써 '핵무기 제조 의혹'을 해소시켰다.

그 반면에 미국정부는 흑연로 대신 제공하기로 약속한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으며, 해마다 공급하기로 대통령 스스로 보증한 50만톤의 중유에 대해서도 부당한 구실을 붙여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해제하기로 합의한 대북 졍제제재는 그대로 유지한 채 이북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작년 여름부터 새로이 '지하 핵시설'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호전세력이 위험한 책동을 벌이고 있다. 정보기관과 국방성, 공화당내 강경파들이 주축이 된 미국 호전세력의 배후에는 막대한 자본을 거느린 군.수산업체가 도사리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 긴밀한 연계를 취하면서 이북의 '핵위협'과 '미사일위협'을 조작하여 군비증강의 구실로 삼고 있으며 한미일 3각군사동맹체제 구축을 다그치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은 올해부터 전역미사일 방위구상(TMD) 등의 비용으로 금후 6년간에 걸쳐 1천억 달러나 군사비를 대폭 증액하기로 하였다.

호전세력의 위험한 움직임은 이에 멈추지 않으며 이북에 대한 노골적인 군사도발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은 작년에 대북작전계획 5027을 수정하여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평양 등 주요도시를 점령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북체제를 전복시키겠다는 매우 위험한 공략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그리하여 1월 14일에 개최된 한미 군사위원회는 전시 연합심리전사령부의 창설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실들을 놓고 볼 때, 어느쪽이 한반도의 평화를 파괴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전쟁의 길로 나가고 있는가는 명백하다. 미국은 군사적 압력이나 전쟁의 방법으로 남의 나라를 자기 속국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야망을 버려야 한다.

북미간의 핵심문제는 미국이 북에 대한 압살정책을 포기하고 제네바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관계개선을 도모하기로 대통령 담보서한까지 붙여 일단 합의했으면 그 의무는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우리조국의 강토가 '세계의 미국화' 즉 미국 패권주의의 제물로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며 반미자주화 투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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