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64호 (98.10.11)


칼럼

뿌리깊은 일본사회의 차별의식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계기로 또다시 민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에 대한 '배외'라는 칼날이 겨누어지고 있다. "저수 탱크에 청산가리를 넣었다" "아이들을 납치한다" 는 따위의 학교에 대한 협박과 함께 등교나 하교 길의 학생들에 대한 폭력과 "조선으로 돌아가라" 는 욕설. "아이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까지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못하겠다"는 젊은2세 어머니들의 목소리는 과거 1세가 경험한 일본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대한 공포감과 똑같다.

발사된 로켓트가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사전통고를 했어야했는지 '미사일 소동'후의 논의는 있으나 분명한 것은 "미사일 발사실험" 보도를 계기로 일본인의 불안감과 배외의식이 겹쳐 어린 치마 저고리 모습에 공격의 창끝이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핵의혹'소동과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슬픈 일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타인을 잔혹하게 차별하는 생물이다. 거기에는 그 민족이나 인종이 지나온 역사나 사회제도가 오랜 시간을 들여 차별의식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서는 대를 이어서 계승되기도 한다. 일본사회의 '조선'에 대한 멸시감정은 "보이지 않는 차별"로서 현대에서도 아직도 사회의 저변에 앙금처럼 침전하고 있으며 어떤 계기로 하여 사회에 퍼트려진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회와 마음의 일그러짐을 역사적·제도적으로 해소시키려는 의식과 행동이며 이것 또한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반도와의 식민지라는 지배와 피지배의 역사적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 있다. 재일한국인에 대한 제도적 차별도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 북한이 일본과는 다른 사회체제이기 때문이라고 상궤를 벗어난 자극적인 제목이나 제명을 붙인 주간지나 서적이 범람한다. 신문보도도 '위기'를 일부러 부추기고 '원인'을 제공하면서 차별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민족이나 사회체제가 틀리지만 일본이 조선민족과 이성적으로 대등한 입장과 의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언제일까. 일본인도 재일동포도 '의식하는 노력'없이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라는 도리에 어긋난 위협에서 해방되지 않는다.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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