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64호 (98.10.11)


논설

반역자 죄악부터 청산하여야 한다 (상)

20세기가 다저물어가는데도 우리 한국인만은 분단의 아픔을 안은 채 국제독점자본의 종으로 까지 굴러 떨어져 비탄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세기 초의 국권상실로부터 시작하여 꼬박 1백년을 치욕의 식민지 노예생활과 국토와 민족이 두동강으로 잘린 분단의 아픔을 겪은 속에서 한국이 IMF의 신탁통치하에 들어가게 된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그지없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세기에 들어와 우리가 이러한 치욕과 불행을 겪게 된 것은 물론 외세의 침략에 의한 것이지만 결코 그 원인은 외적 요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요소가 외적 요소 못지않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잠시도 잊어서는 않된다. 그 내적 요소란 다름아닌 당대 지배층의 사대주의와 외세의존정책이다.

19세기말에 '명치유신'을 단행한 일본이 대외침략의 길로 나서면서 맨 먼저 조선에 침략의 마수를 뻗혔을 때 그들을 끌어들여 끝내 일제의 침략의 야망을 실현시켜 주는 매국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한 자는 과연 누구였던가! 당시의 국정을 책임맡고 있었던 학부대신 이완용, 내부대신 이지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군부대신 이근택, 외부대신 박제순 등 을사오적을 비롯한 친일매국노들이었다.

만일 그 당시 지배층들이 민족의 넋과 자주적 입장을 꿋꿋이 견지하고 일제침략자들의 매수와 협박 공갈을 단호히 뿌리치고 온 겨레를 반침략, 국권수호에로 불러일으켜 일대 구국항전을 벌였더라면 그러한 수모와 8·15 후에 조국이 남북으로 양단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며 지금은 부강한 자주 독립국가로 민족의 명예를 온 세계에 떨치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일제침략자와 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을사오적 등 친일매국세력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8·15라는 역사적인 대사변을통하여 우리는 조국 광복의 새 날을 맞이하였다. 오래동안 염원했던 자주적인 통일 독립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 온 것이였다. 온 겨레는 환희에 휩싸이고 희망에 차넘쳐 있었다.

그리하여 자주적인 통일국가건설에 모두가 다 자발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8·15라는 대사변이 일어난 바로 그해, 1945년 9월에 미군이 일제침략군의 무장을 해제한다는 명목하에 한반도의 북위 38도선 이남지역에 상륙하여군정을 선포한 것을 계기로 사태는 급변하고 말았다. 국권상실 이후의 항일 독립투쟁부터 헤아리면 미국의 대일전쟁 연수보다 10배를 넘는 기나긴 세월을 일제와 싸우고 또 싸워 광복을 이룩한 나라에 군대를 진주시켜 군정을 실시한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며 민족 자주권을 유린한 행위였다.

군정을 선포한 미군은 우리의 자주적 통일국가건설 사업을 일체 금지시키고 청산의 대상인 '조선총독부' 관리들을 행정관으로 남아 행정사업을 맡아보게 하면서 친일분자를 저들의 협력자로 둔갑시켜 식민지 재편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 겨레의 자주독립에 대한 의사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승만과 같은 친미반공광신자를 우두머리로 하는 친일파와 우익세력을 앞세워 단선 단정노선관철을 악랄하게 벌였다. 그 때에 우리 민족은 자주적 통일독립국가의 건설이냐 아니면 분단의 제도화를 의미하는 이남에서만의 단독정부수립이냐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민족의 넋과 양심을 지닌 사람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단독선거와 단독정부노선을 반대하고 자주적 통일국가건설에 분연히 일어섰다. 정세는 매우 급박하였다. 그런 시기에 마침내 이북에서 분단의 위기를 극복하고 통일국가건설을 협의하기 위하여 '남북제정당 및 사회단체연석회의'를 갖자는 제안이 나왔고 이 제안에 호응하여 백범 김구 선생을 필두로 김규식 박사 등 수많은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이 남북제정당 및 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하여 구국대책을 논의, 협의한 끝에 단선 단정에 반대하고 통일국가수립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친미반공주의자로서 미국의 속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이승만과 친일매국행위로 민족앞에 대죄를 짓고 독립에 대하여 말할 자격조차도 없는 민족반역자들은 미군의 비호와 협조하에 끝내 단선 단정을 강행함으로써 분열을 제도화하는데 앞장섰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친미 친일반역자들이 미국의 분열정책에 추종만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민족은 대단결을 이룩하고 거족적인 투쟁으로 미국의 분열정책을 저지하고 우리 민족자신의 힘으로 자주적 민주주의 통일국가를 훌륭히 건설하고 동방의 등불로써 찬란한 빛을 뿌리고 있을 것이다.

<계속>


[HOME]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