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64호 (98.10.11)


주장

'제2의 건국운동'의 방향성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가 2일 세종문화회관에세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발족하였다. 제2건국위는 이날 채택한 창립선언문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제창한 '제2의 건국'에 필요한 제도와 의식, 생활의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창립의 배경과 목적을 밝혔다.

그러나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대통령이 '제2의 건국'이라 하는 폭탄선언을 내고 그에 따라 추진위를 발족시키면서도 '제2의 건국'에 대한 청사진의 제시가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제2건국위의 몸체를 보면 대표공동위원장 외에도 공동위원장 17명에다가 추진위원, 기획단, 고문, 전문위원 등 모두 합치면 4백명에 이르는 거창한 조직체로 되어 있어 '제2의 정부'기구 같은 인상마져 주고 있다.

상식론적으로 말하면 '제2의 건국'이란 다시 나라를 세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다시 나라를 세워야 하는가? 국가가 온전하고 정치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아예 '제2의 건국론'은 나오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의식으로서 이대로 가다가는 다 망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하면 '제2의 건국'에 앞서 우리가 먼저 생각해 보고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제1의 건국'에 대한 깊은 성찰과 아울러 그것이 초래한 결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다.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제1의 건국'은 자주통일독립국가 건설이라는 민족사적 요청과 온겨레의 지향에 어긋나는 단선 단정노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다.

8·15라는 해방공간에서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절대절명의 과제는 통일정부의 수립이 였다. 그러나 우리는 외세에 의하여 단선 단정을 강요당하였다. 단정은 분단의 고정화로 이어졌고 분단체제는 미국의 지배체제와 경합되어 조국은 남북으로 쪼개지고 정치는 굴절만을 거듭하였다. 그리하여 외세에 발목을 잡힌 채 정치, 경제, 사회는 썩고 병들어 중환자로 된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분단과 외세의 지배에 그 원인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놓쳐서는 않될 문제는 건국에 앞서 일제식민지 통치의 잔재와 민족반역자들을 숙청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식민지통치의 잔재를 모두 청산하고 새로운 터전 위에 나라를 세워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2의 건국운동'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재조명으로부터 시작하여 8·15 이후 이루지 못했던 자주통일독립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내세워야 한다. 그리고 지난 50여 년간 국민 위에 군림한 독재자, 부정부패를 일삼아 온자와 온갖 사회적 비리를 척결하고 외세의존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한다. 또한 국정의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통일을 국시로 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협력을 도모하고 통일을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분단체제를 온존한 채 썩은 가지 가지치기식의 개혁만으로는 민주주의가 꽃피고 평화가 정착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융성번영하는 나라는 세우지 못할 것이며 21세기에 가서도 우리는 분단국가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는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우려하는 마음에서 제2의 건국운동은 올바른 역사의식 위에서 재검토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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