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38호(97.12.1)

해설1

대통령 후보의 정책을 검토한다

지난달 26일에 15대 대통령 선거가 공고됐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임기 중에 21세기를 맞이한다는 점과 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정치·경제적 위기는 민족사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갈 지도력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여기서는 절실한 통일문제, 경색된 남북관계의 개선, 파국적 위기에 직면한 경제회생 처방 등을 각 언론메체를 통한 토론회에서 3후보가 제시한 정책과 권영길 후보의 10대 공약을 비교·분석하기로 한다.

통일정책, 남북 관계 개선

김대중 후보의 통일정책은 3단계통일론이다. 1단계에서 평화공존하고 북이 자유민주주의를 수용하면 미국식 연방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회창, 이인제 양 후보는 통일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없이 김 후보의 연방제통일론에 대해 집중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연방제는 비현실적"이라며 "북한체제가 존속하느냐 아니면 흡수통일이냐는 문제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인제 후보는 "이질체제간의 연방은 불가능하다"고 공격하면서도 자기는 어떤 통일정책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기성정당 후보들은 모두 북을 개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양 이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을 주장했고 김 후보는 합의서 이행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했다.

북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이회창 후보는 무조건하고 지원할 수 없다며 창구 단일화를 주장해 현 정권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김대중 후보는 민간차원의 지원을 정부가 도와야한다는 입장이면서도 정부지원은 당국간 대화재개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며 가장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영길 후보는 이부분에 대해 △북녘 동포들을 헌신적으로 지원 △보안법 철폐, 민간차원의 통일논의와 운동 적극 지원 △합의서 이행, 남북정상회담 추진, 통일국가의 기반 구축을 공약하고 있다.

경제난 타개책

이회창 후보는 단기처방으로 정부조직을 즉각 '경제위기 대처 비상체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이며 각종 규제를 대폭 철폐, 완화하여금융기관이 기업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후보는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개입을 막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전문경영인체제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지하자금을 대폭 양성화하고 기업안정기금을조성하자는 것이다. 권영길 후보는 △정경유착 근절을 위해 '부패방지특별법'제정 △재벌체제 해체와 전문 대기업화, 중소기업 육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급한 외환위기대책으로서 이회창 후보는 정부의 외자차입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김대중 후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용 요청 검토, 미 일과 국제협력체제 구축이다. 이인제 후보는 아시아 금융시장안정기금 창립, IMF 구제금융 요청이다. 외화를 빌려야 한다면서 이회창 후보는 2002년까지 GNP 2만 달러 달성,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하고 이인제 후보는 G7 가입추진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의 경제난의 타개는 단순히 외화를 빌려 오면 해결된다는 문제는 아니다. 위기의 근원인 현재의 경제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 21세기의 지도자는 통일을 이뤄내는 확고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기성정당후보 중에 누가 당선되어도 통일실현과 경제난 타개를 기대할 수 없다.

김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