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18호(97.4.21)

<연재>

민족교육의 발전을 위하여(5)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학교교육은 그 나라와 민족의 미래의 토대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일수록 학교교육의 제도 보장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해외에 설립하는 자국의 학교에 그 국가가 재정 책임을 지고 운영하고 있다(아시아 여러 나라에 있는 일본인 학교는 일본정부가 일본 국내의 공립학교와 같은 수준의 조성을 하고 있다).

재일동포의 경우, 국내의 '국민교육'을 그대로 교육지침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재일동포의 역사와 민족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한국정부도 재일동포가 민족을 구성하는 주체인 점을 인정하고 일본 국내의 민족학교에 대해 국내의 공립학교와 같은, 혹은 그에 준하는 조성을 해야 할 것이다.

(3) 민족학교의 교육 이념은 민족의 통일과 단결이 기본

현재 민족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동포 자녀는 한국학교와 조선학교를 포함하여 매년 감소(학령기 인구 그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재일동포사회 속에 민족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여 많은 동포 자녀를 민족학교에서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교육환경의 정비, 즉 학교의 설립과 함께 민족학교의 교육 이념이나 설비와 조건을 더 좋게 정비·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교육 이념으로서는 민족적 의식화와 구체적인 민족소양의 획득이 요구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민족의 분단상황을 교육현장에 들여 놓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민족의 분단이 재일동포사회에 대립과 반목을 초래하고 있으나 민족분단은 자주적·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 때문에 서로가 민족적으로 대동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민족교육의 기본이념으로 삼아야 한다. 민족의 분단이라는 현실적 상황을 긍정하고 상대방에 대한 부정이나 비방, 중상이 민족교육에 반영된다면, 동포 자녀의 민족에 대한 긍지나 단결심을 배양할 수 없으며 민족의 통일과 미래에 대한 주체의식을 키우는 것도 곤란하게 될 것이다.

또 민족의 대단결로 교육문제에 임한다면 한국학교와 조선학교의 상호교류가 적극적으로 있어도 좋을 것이다. 일본의 차별정책 아래서 민족교육의 곤란한 조건은 마찬가지다.

일본정부의 도리에 어긋난 차별행정에 맞서기 위해서는 민족적 단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 등에 있어서도 상호교류를 할 수 있다면 민족교육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며 장래의 통일적인 민족교육의 단서가 되어 재일동포사회의 단결과 향상에도 파급할 수 있을 것이다.

(4) 민족학교·민족교육에 대한 일본정부의 적대시·차별정책 시정해야

민족학교에 대한 일본정부 당국의 대응은 일관하게 차별과 배타주의를 기조로 하고 있다. 학교교육법에서의 1조교 자격의 유무를 이유로 한 차별은 재일동포의 역사적 경위를 무시하고 동화와 억압의 양면에서 대응하는 일본정부의 정책 그 자체의 반영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제도적인 차별적 취급은 민족학교에 다니는 동포 자녀나 부모에 대해 온갖 차별과 곤란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1조교의 자격을 얻는 것은 일본의 교육체계 속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며 민족교육에 대한 갖가지 제약을 받게 된다. 오히려 민족교육을 받을 권리로서, 또 일본은 민족성을 빼앗아온 역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일본정부가 민족교육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조성을 행할 의무가 있음을 주장하고 차별대우의 개선을 요구해 나갈 것이 중요하다.

첫째로 민족학교 졸업생의 일본 대학 입학 자격이 인정되지 않으면 안된다. 민족학교에서는 민족교육을 중심으로 하면서 일본학교와 같은 수준의 교육체계의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1조교가 아니라고 해서 민족학교 졸업생의 대학입시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다. 근년에는 많은 공립, 사립대학이 입시자격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나 국립대학은 여전히 문호를 폐쇠하고 있다. 국립대학 입학 희망자는 수험자격을 따기 위해 대학 입학 자격 검정시험을 치르는데 민족학교 재적 중에 일본의 통신교육이나 정시제고등학교에 학적을 두고 고교졸업자격을 따지 않으면 안되며 이 중의 부담이 강요되고 있다. 교육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인권침해이다.

둘째로 교육조성금 및 교육부조의 문제이다. 일본학교에 다닐 경우에 적용되는 교육부조가 민족학교에 다닐 경우에는 제외된다. 이것은 일본정부가 민족교육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이며 민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교육부조를 받을 권리로 막고 있다. 또 민족학교에 보내고 있는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최근 지방자치체로부터 갖가지 명목으로 교육조성금을 지급하게 되었으나 비교적 앞서고 있는 가나가와현의 경우에도 일본의 사립학교의 4분의 1 이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교육조성금은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재일동포는 납세의 의무가 부과되면서도 민족교육을 받게 되는 사람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이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민족학교의 졸업자격이 취직 때에도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안된다. 또 각종의 사회·기능자격을 따기 위한 전문학교의 수험자격이나 국가시험의 수험자격도 인정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온갖 제약이 부과되고 있다. 이러한 차별적 대우는 민족학교의 사회적 자위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이며 재일동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다. 일본사회의 사회적 차별을 시정하고 재일동포 자녀가 민족적으로 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민족학교의 학력이 사회적·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안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