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18호(97.4.21)

<톱뉴스>

이북 동포에게 쌀 500톤 보내기운동

북한은 작년과 재작년의 큰 수해로 인해 미증유의 식량난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에 따르면 유아의 영양실조 등 식량부족은 상당히 심각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의장 곽동의) 등 재일민주세력은 '이북 동포에게 쌀 500톤 보내기 운동'(주관 재일한국인추진위원회·위원장 김상룡 한통련 부의장)을 개시했다. 추진위원회는 '우리 동포 우리 힘으로 돕자'의 슬로건을 내걸고 이달부터 8월까지 운동기간으로 설정, 기간 중 2,000만엔을 모금하여 식량이 바닥이 난다는 5월 중에 먼저 쌀 300톤을 보낼 예정이다. 김상룡 위원장은 '동포애의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많은 성금을'을 호소하고 있다.

3월 중순에 북한을 방문하여 식량문제의 실태를 조사한 WFP 버티니 사무국장은 4일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량부족의 상황은 한 때 기근이 심했던 에티오피아와 같으며 유아는 해골같이 앙상했다. 영양실조로 배가 튀어나오고 머리카락이 누렇게 변하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보고, 수주일 이내에 아사자가 나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버티니 사무국장에 따르면 지난해는 하루 200그램이던 식량배급량이 올해는 100그램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북한 당국자는 부족 분이 230만톤이며 나머지 100만톤은 어떻게든 만들어 낼 수 있으며 130만톤에 대해 원조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사무국장은 "지금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이들을 구원하는 것은 인류의 임무다"고 말하고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토니 홀 미 하원의원은 8일 북한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도중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서는 600만명에서 800만명이 굶어 죽을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고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9일 북한 보건부 관리들이 "어린이들이 7명 중 1명 꼴로 몹시 굶주려 134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보에 접한 한통련, 재일한국청년동맹(한청·위원장 황영치), 재일한국민주여성회(민주여성회·회장 김지영), 조국통일재일한국인학생협의회(학생협·회장 이영호) 등은 한통련 제5차 대의원대회의 결정에 따라 ' "이북 동포에게 쌀 500톤 보내기 운동" 재일한국인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이달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한통련 등 민주세력은 재작년과 작년에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일본지역본부를 통해 북한에 담요, 식량 등 구원물자와 의약품을 보냈다.

모금 목표액은 쌀 500톤에 해당하는 약 2,000만엔(16만 달러)이다. 쌀은 제1차로서 5월 중에 300톤 보내며 200톤은 8월까지 보낸다. 모금방법은 일시금 5,000엔 이상의 모금 △1주일 한끼 값의 식사비(1,000엔)의 모금 △1구좌 1,000엔의 대중 모금 △집회나 '통일마당'에서의 모금으로 하고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일본 시민들에게도 널리 호소한다. 모금 송금은 대체구좌(00110-6-363150)이며 연락처는 ℡ 03-3292-0671, 팩스 03-3295-50 04이다.

추진위는 19일 도쿄도내 지요다구의 총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한편, 관계자들이 모여 '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김상룡 위원장은 "동포가 굶어 죽은 뒤 통일을 하려고 하는가. 지금 북한 동포를 돕는 것이 남북통일에 이어진다"며 운동의 의의를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WFP보고 이후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옥수수 보내기 범국민운동'은 8일부터 '10만톤의 옥수수 모금'을 개시하며 민주노총이 10억원을 목표로 '한끼(4.000원) 나누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전국연합, 민족회의,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수억원부터 20억원의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학자, 문화인, 의료인, 학생들이 조직적인 운동을 개시했다.

특히 <한겨레신문>의 캠페인(4일)은 국민에 감동을 주고 있다. 전 위안부 할머니들이 저금을 몽땅 털어 모은 87만원을 <한겨레신문>에 기부하고 돌 반지를 팔아 기금을 내는 등 '동포애'가 이어지고 있다.

식량지원은 국제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WFP는 당초의 10만톤부터 20만톤으로 확대할 것을 결정, 유엔인도국(DHA)이 제3차 원조로서 1억2,600만 달러를 책정하고 각국에 원조를 요청했다. 이에 미국은 15일 1,500만 달러의 추가원조를 결정하고 영국, 유럽연합(EU), 중국, 캐나다, 대만, 월남 등이 원조를 결정했다.

한국정부는 유엔원조의 10%정도인 1,300만 달러 분담을 표명했으나 동족에 대한 '냉담한 대응'에 대해 각국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잉여미의 보관에 고심하고 있는 일본정부는 '여중생 행방불명사건' 등을 구실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