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64(09.08.01)


<자료>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부시 대북압박론의 복사판

  

 박경순(새세상연구소)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관리론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초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주관적 기대와 희망에 불과할 뿐이다. 제재의 실효성과 북한 체제 붕괴는 동전의 양면이다. 따라서 중국이 대북 제재에 참가하는 것은 그대로 북한 붕괴를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중국이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곧 자신들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적 이익을 결정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참 여부보다도 더 본질적인 것은 핵 억지력 강화와 제재강화의 경쟁구도에서 핵 억지력 강화가 더욱 더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제재를 통해 북한에게 압박을 가한다는 것은 그 효과가 몇 년 지나야 나올 수 있다.

  그 반면에 수년 동안 북한이 핵 억지력을 강화할 경우 북한의 핵 능력은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북한의 비핵화 실현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달성은 영원히 실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결국 제재강화와 핵 억지력 강화의 대결에서 승자는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의 대미전략의 목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비핵화 실현전략이다. 이것은 북한만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국의 전략과는 근본적으로 상충된다. 북한은 한반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교체(평화협정체결), 북미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통일 실현을 통해서만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며 그럴 경우에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지대화가 실현되고 한반도 핵문제가 종국적으로 해결된다는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가 대화와 협상노선을 명백히 밝혔기 때문에 북미대화와 협상에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북한이 리근 전 미주국장을 미국에 파견하고, 보스워스 등 미국의 대북문제 전문가들의 초청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북한의 기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북한이 요구했던 북미대화의 조건(대북 적대정책 포기, 핵우산 제거, 한미동맹 파기)을 미국이 거부하고,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했던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고, 힐러리 클린턴이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들을 보면서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본질을 간파하고,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다.

  향후 한반도 정세의 향방은 미국의 대북 재재의 효과성과 북한의 핵 억지력 강화의 맞대결 전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사활을 걸고 대북 제재의 효과성을 증명하기 위해 안달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요란한 움직임과 달리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믿는 사람은 아직 드물다. 무엇보다 북한 경제가 국제적 제재에 강한 내구성을 갖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실질적 제재상태에 있었던 데다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인한 고난의 행군 때 세계경제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 경제구조를 더욱 강화하고,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재건 정책을 펼친 까닭에 외부경제의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다.

  향후 2-3개월 정도이면 미국이 추구하는 대북 제재의 허구성이 명백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정부는 정치적 궁지에 빠져들 수밖에 없으며 새로운 정치적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6자회담의 기본 골격은 무너졌고, 북한은 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어쨌든 6자회담 구조가 붕괴된 조건에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은 오바마 정부로서는 너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북미대화 재개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문제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근본적 철회만이 문제해결의 유일한 길이다.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근본적 철회란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의 상징인 정전협정과 유엔사 체제를 해체하고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북미평화공존을 수용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미국이 이를 한꺼번에 결심하기란 쉽지 않다. 현 단계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결단은 군사적 적대정책 철회의지를 실천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그것은 세 가지 조건을 수용하는 것이다. 첫째 북미고위급 군사회담 수용, 둘째, 종전선언 셋째,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주한미군전력증강 중단조치를 수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협상할 의지와 결단이 있다면 현재의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면서 한반도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있어서 한국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매우 막중하다. 한반도 군사문제는 여전히 미국이 주도권을 꽉 틀어쥐고 있지만 한국정부가 전향적 태도와 입장을 취한다면 미국 내 군산복합체의 반대를 극복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결단을 내리기 쉬울 것이다.  현재의 오바마 행정부의 무모한 대북 압박정책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 정부의 반북대결정책에 커다란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북미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바꾸어내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정부의 반북대결정책을 화해협력정책으로 바꾸도록 대중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

  현 시기 한반도 정세에서 가장 약한 고리는 남북관계이며, 남북관계의 향방이 한반도 정세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현재의 위기국면의 근원은 사실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반북대결정책에 있다. 이명박 정부 등장이후 한미일 삼각 보수동맹체제가 다시 부활했고, 이명박 정부는 여기에서 선봉대 역할을 담당했다. 그 결과 좋게 발전하던 한반도 정세가 역진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북한의 2차 핵실험 사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가장 큰 장애물로 되고 있는 한미일 삼각 보수동맹체제를 허물어야 하며, 그것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의 반북대결정책을 파탄시켜내고 남북 화해협력정책을 강제해 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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