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64(09.08.01)


<민족시평>

  대립 격화 속에서 북미 대화 어떻게 되나

 

  지난 4월 북한의 통신위성 발사와 5월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정체되어왔다. 북한은 당시 "참가국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9.19공동성명 정신을 전면 부정한 마당에서 6자회담의 존재 의의를 상실했다"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다. 한미일의 대북 적대정책 강화로 한반도 정세가 극도의 긴장상태에 놓인 가운데 최근 들어 미국이 협상 제의를 하고 나섰다.

  또한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미 양자의 물밑 탐색전이 시작되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 유엔대표부 채널과 북에 억류중인 미국여성 2명의 석방 협상을 위한 민간 채널이다. 최근에는 미 고위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대북 메시지를 연발하고 있다. 한반도비핵화를 위한 북미 양국 협상을 검증한다.

 

미국, "비가역적 비핵화 하면 관계정상화 논의도" 

 

  태국 푸켓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한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7 22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가역적 비핵화(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동의하면 우리는 관계정상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이 비가역적 조처를 취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김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명백히 했다고 밝혀 오바마 정권이 대북 협상문제에 시동이 걸렸음을 시사했다.  

  '포괄적 패키지'와 관련하여 클린턴 장관은 "전면적인 관계정상화 외에 항구적 평화체제, 그리고 에너지 및 경제지원이 모두 담겨있다"고 밝히고 향후 6자회담 관련국들이 협의해 패키지의 구체적 내용을 정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대 행동 원칙에 따른 단계적, 부분적 협상이 아닌 모든 문제를 포괄하여 협상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방송도 미국 국무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하여 보도했다.

  그런데 미국이 주장하는 '비가역적 조치의 기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 포기'이다. 그것은 부시 정권의 대북강경 정책을 상징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에 다름 아니다. 더구나 캠벨 차관보가 분명히 밝혔듯이 오바마 정권의 대북정책은 제재 추진과 대화 모색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북을 6자회담 틀내로 끌어들여 로켓발사와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로 북을 압박하면서 북과 협상하자는 모순된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제재와 대화는 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리가 없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 협상제의는 경색된 국면에서 대화 제의인 만큼 일단 반겨야 할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포괄적 패키지에 관해서 ARF에 참가한 북한 리흥식 외무성 군축국장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하고 담보 없이 안전과 자주권을 몇 푼 돈으로 바꿀 수 없다고 북의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신선호 대사는 7 24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 "6자회담은 영원히 종말을 고하였다"

 

  그러나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제15차비동맹운동(NAM)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자주권 존중과 주권평등의 원칙이 없는 대화와 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듯이 북한의 주장은 단호하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군축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 는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7 27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6자회담이 왜 영원히 종말을 고하게 되었는가' 불참 배경을 거듭 설명하고 "현 사태를 해결할 수있는 대화방식은 따로 있다"며 북미 양자대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개방적이지만 6자회담과 다자회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북의 제의를 사실상 거절했다. 6자회담 틀 속에서 양자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북미간 비공식 접촉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제재와 대화라는 모순된 방법으로 한반도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7 29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양자회담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되고 있다. 6자회담이 교착된 상황에서 북미회담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평양을 방문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북미대화의 돌파구가 열릴지도 모른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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