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48(08.11.15)


<독서안내>

 '사상체험의 교착' 

  운건차 지음, 이와나미 서점 4900

 

  '사상체험의 교착'이란 무척 매력적인 말이다.

  한반도와 일본열도에 사는 사람들, 민족, 태어난 사회, 국가는 서로 영향을 주는 존재로서 유구한 역사를 함께 해왔다. 크게 말하면 하나의 역사를 새겨왔다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숙명이다. 그러나 그 관련성에 있어서 일본측의 침략으로 초래한 고통과 원통한 죽음을 한반도 사람들이 참고 밀어제친 역사의 반복이었다. 이러한 기본관계는 현재도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제목의 작품에 대해 저자는 권두에서 주도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1945 8월의 패전, 해방에서 오늘까지 일본과 대한민국(한반도 남부 한국), 그리고 재일조선인이 걸어온 길을 주로 사상, 특히 역사에 각인된 사상체험으로 자취를 더듬으려 하는 것이다"

  이 교착연관을 '역사에 각인된 사상체험'으로서 자취를 더듬으려 마음먹고 그것을 형태로 만든 것은 저자가 '일본, 그리고 남북 조선의 3개의 국가 틈새에서'고난의 삶을 살아온 재일조선인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위치에서 한반도에서의 '탈식민지화'와 일본에서의 '천황제와 조선'이라는, 말하자면 메달의 표리가 되는 사상 과제를 기본 축으로 '일본의 패전, 조선의 해방에서 오늘까지' 63년을 기술하고 당면하는 과제를 제시했다. 당면하는, 그리고 초미의 과제는 "(조선)한국의 과제는 남북분단의 극복이며 일본의 과제는 천황제의 폐절이다"라고. 한국조선에서 조국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입장의 차이를 넘어 거의 없다. 그러나 일본에서 천황제 폐절을 명언 하는 것은 현재의 반동상황에서는 각오와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다. 그러나 '재일'은 그것을 애매하게 하면서 자신을 똑바로 세울 수 없다. 이 책은 '재일'이 아니면 쓸 수 없었던, '재일'의 노작이다.

  한편에서 저자는 이 책의 한계성을 자각하고 "가능한 한 선행의 저작이나 업적을 참조하면서도 역시 지금까지 인생에서 배우고 느낀 것, 즉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 이라는 정도로 받아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분명히 제4장의 '국교 개시와 상호 이해의 곤란', 5장의 '한국민주화 투쟁과 상호인식의 갈등'에는 재일한국인의 민주화운동, 특히 김대중구출운동과 그 운동이 이뤄낸 국내에 대한 기여, 100명을 넘는 재일한국인정치범의 옥중체험이나 가족과 재일동포, 일본인과의 연대운동이 운동주체 측의 자료에 의해 기술되고 있지 않다. 저자가 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일까, 저자에게 그것을 쓸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만큼 조금 서운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다른 책에는 없는 시에서 시대의 정신을 부각시키는 등 방법적으로도 하나의 달성을 이룬 중요한 일임에는 변함이 없다.

   (황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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