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47(08.11.01)


<해설>

 '테러지원국' 해제 후 각국 동향

 

  미국무부는 10 12,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KAL기 폭파사건을 이유로 1988 1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이후 20 9개월만의 일이다. 북한 외무성도 이날 미국의 약속 불이행으로 그동안 중단했던 영변 핵시설의 무력화를 재개하며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 성원들의 임무수행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테러지원국 해제로 북미간 관계 개선과 정상화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제2단계가 연내에 마무리되고 제3단계로 들어갈 전망이다.

  북한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됨으로써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 수출관리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원조법, 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의한 제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로써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과 관계 강화도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고되지 않은 시설 검증은 북의 동의가 필요

 

  101-3일 평양에서 열린 북미협상에서 북은 6자회담의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부시 행정부 임기 마감을 앞두고 북미간의 대화구도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테러'지정 해제를 이끌어낸 북미 협상 팀의 합의사항은 6자회담 당사국 전문가들의 검증활동 참여 가능 국제원자력기구의 자문과 지원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의해 접근하기로 한 점 등이다. 즉 국제원자력기구의 강제사찰이 아닌 북미합의를 통해서만 사찰이 가능하게 하여 핵시설 검증을 빌미로 자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차단한 것이다.

  북미 합의에 따라 핵시설 해체 등 제2단계 종료에 따른 중유 100만톤 상당의 에너지 지원을 연내에 마무리할 일이 남았다. 2007 6자회담 2.13합의에서 영변 핵시설 불능화에 상응하는 조치의 하나로 에너지 100만톤 상당의 지원을 약속, 현재 미중한러가 49 6천 톤 상당의 지원을 마쳤는데 일본은 납치문제를 이유로 분담분 20만톤 상당(170억엔)의 지원을 거부해왔다. 

  아소 다로 총리는 10 12일 각료회의에서 "납치문제 진전이 없으면 에너지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납치문제대책본부에서도(15) 이 방침의 유지를 확인했다.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불만이라고 확실하게 말해왔다"(10.14)고 토로,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런데 미 국무성 힐 차관보가 "북은 일본대신 에너지 지원에 참여할 새 후원국을 얻게 될 것 같다"(10.19 아사히신문 인터뷰)고 밝힌 후 실지로 중유 지원국으로 호주와 뉴질랜드가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변화에 일본정부는 태도를 일변하여 외교관계합동회의(10.21)에서 북핵 폐기에 필요한 자금, 기술 공여 검토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너지 지원과 납치문제는 별도로 다루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속셈은 6자회담에서의 고립을 회피하고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입지를 유지해보겠다는 것이다. 미국무부는 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29일 워싱턴에서 만나 대북 중유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 일본의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에너지 지원 불참은 6자회담을 파탄시키자는 것"

 

  북한의 노동신문은 10 22일 논평에서 "납치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대북 경제 에너지 지원에 불참하겠다는 것은 6자회담 자체를 파탄시키자는 것"이라고 일본정부를 비판했다. '민주조선'(10.21) 6자가 합의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는 조건에서 회담 참가 자격 박탈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여당 의원들의 불만이 분출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4 "핵무기를 포함해 핵개발 등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 개혁개방으로 나온다는 조건하에서 하는 것이 좋다"며 개인적으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테러지원국 해제에 따른 북미관계 개선 흐름은 남북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자세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10.23) 북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10.4선언에 포함되어 있는 사업들을 우선 고려하겠으며 남북관계 발전 방안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며 모든 남북간 합의정신을 존중, 북과 협의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북이 강하게 비판하는 '비핵·개방 3000'을 기본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따른 북미관계 정상화의 흐름으로 이명박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에 싫든 좋든 적극성을 띨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협력과 대화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야한다는 것이다.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는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후보는 북한과의 대화와 관계 형성, 평화조약 체결로 한국전쟁이 종료되고 긴장완화와 외교관계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오바마 선거캠프 외교정책자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가 10 17 '2008한반도 평화포럼'에서 밝혔다.

  때마침 북한의 리근 외무성국장이 미 대선 직후 뉴욕 방문을 예정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북미관계 개선에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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