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47(08.11.01)


<인사말>

'통일. 평화. 화해'에서의 김정부 의장 인사

   

한반도 통일은 다가오고 있다

 

  한반도의 통일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제가 단언하는 근거는 지금까지 통일의 최대 장애였던 미국의 정책이 바뀌었다는데 있습니다.

  마침내 미국은 지금까지의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북과 공존정책으로 크게 방향을 돌린 것입니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그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하나되려 하는 것을 힘으로 눌러온 미국의 정책이 일시적이긴 하지만 융화적으로 된 것은 통일에 큰 호기인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2000 '6.15공동선언'으로 남북의 적대관계는 화해 협력관계로 극적으로 전환하여 지금 현재 멈추게 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한반도의 남북은 사회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에 의한 픽션인 것입니다.

  전후 베트남과 독일이라는 분단국가는 한편의 체제에 의한 통합을 급속도로 추진했기 때문에 새로운 대립과 갈등을 만들어 냈다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들은 목격해왔습니다.

  동서냉전이 첨예했던 시대에도 자본주의 나라와 사회주의 나라사이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사례는 많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사회체제를 존중하는 데서 공존하고 교류를 깊게 한다는 것은  사실로서 가능하며 더구나 같은 민족이 사회체제가 다르다는 이유로 통일할 수 없다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통일이란 체제의 통일이 아니라 서로의 사회제도를 존중하는 데서 공존·공영하는 '연합 또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고 불러야 할 느슨한 형태의 통일인 것입니다.

  이미 남북은 나라와 나라와의 관계가 아닌 장래적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 있다는 전제하에 유엔에 동시 가맹하고 있습니다.

  하나가 되려는 민족의 의지를 힘으로 가로막아온 미국의 간섭이 없어지면 민족적 합의로 통일을 선언함으로써 통일은 실현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통일은 결승점이 아닌 출발점인 것입니다.

  통일이 됨에 따라 100년에 걸친 식민지와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고 드디어 비로소 우리들 민족의 역사는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지향하는 결승점이란 인류가 이상으로 생각해온 사회를 조국의 대지에 건설하는 것입니다. 인류의 이상, 그것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입니다.

  사람은 모두 평등하기에 차별에서 해방되고 자유롭게 될 권리가 있는 것이며 자유롭게 되어야 평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유 없는 평등이나 평등 없는 자유는 본래의 의미인 자유도 평등도 아닌 것입니다.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그와 같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공정한 사회질서로서의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것이 인류의 이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반대하고 민족의 자주독립을 쟁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과제였습니다. 민족의 독립 없이는 자유도 평등도 인권도 있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일제 지배에 반대하여 우리 조상들은 민족주의자도 공산주의자도 함께 투쟁했습니다.

  일본의 패전으로 그러나 우리 민족은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지배와 간섭에 의한 분단이라는 새로운 고통 속에서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도 그래도 우리들은 민족의 참된 독립, 자주통일을 바라며 투쟁을 계속해왔습니다.

  이러한 투쟁 속에서 인류가 이상으로 해온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는 자주적인 국가를 확립함으로써 비로소 보장된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은 100년에 걸친 식민지와 분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드디어 자주적이고 독립된 민족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인류의 이상인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의 실현을 향한 역사적인 출발점인 것입니다.

  또 한반도 통일은 조선에 대한 침략으로 시작된 일본의 비뚤어진 근대화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아시아 여러나라와의 선린우호를 기둥으로 한 새로운 일본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의 실현을 향한 역사적 출발점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 통일을 지금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이 일본정부입니다.

 

납치 해결과 화해는 양랍할 수 있다

 

  일본정부가 이렇게나 남북화해 정책을 추진하는 한국정부를 비난하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 전환에 대해서도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일본정부는 언제나 일본에는 '납치문제'가 있고 이 문제 해결 없이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국민여론이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납치문제'는 무엇이며 그것이 국민여론이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납치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 북일 관계 정상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치기는커녕 오히려 대립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우리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북일 관계나 북미관계에 변화의 징조가 나타날 때마다 언론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언제나 '납치가족'들 입니다. 사태가 대화에 의한 융화로 상황이 변화하려는 계기마다 등장해서는 그들은 언제나 북한을 신용하지 말라, 제재를 강화하라, 북을 압박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변화의 조짐은 곧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원망해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피해자입니다.

  일본사회 속에서 큰 어려움을 참아내면서 살아온 우리들 재일동포가, 반세기에 걸쳐 갈라져온 우리 민족이 그들의 슬픔과 고뇌를 왜 이해하지 못하겠습니까.

  가족과 그들을 마음으로 동정하고 지원에 나선 사람들과 우리들 사이를 가로막고 배후에서 분노와 미움을 부추기는 자들이 있는 것입니다. 미워해야 할 것은 그들인 것입니다.

  과거 일본제국주의가 바랐던 이상을 패전으로 단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후체제에서의 탈각을 주장하고 평화헌법을 개악하고 힘으로 아시아에 패권을 세우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 일관하게 '북한의 위협'을 구실로 일본사회의 반동화를 추진하려 해왔습니다.

  그들이야말로 '납치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북한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는 장본인인 것입니다.

  그들이 지금 필사적으로 달라붙고 있는 것이 일본정부의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입니다.

  그러므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에서 공존으로 크게 방향을 돌렸듯이 일본정부 또한 평양선언에 따라 북일 관계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일본사회의 반동화를 저지하고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인 것입니다.

  일본정부의 정책을 바꾸게 하는 것이 한반도의 통일을 촉진하고 한반도와 일본의 새로운 관계, 새 시대를 여는데 이어지는 것입니다.

  '납치가족'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선의의 사람들을 배후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손에서 돌아오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가족들은 우리들과 함께 새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할 사람들인 것입니다.

  오늘의 모임이 한반도와 일본의 새로운 관계를 열어나가고 새 시대를 창조하는 한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었으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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