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민족시보 제1274호 (16.5.6)


[주장]

신용할 수 없는 민단 중앙

구마모토 지진 직후에 인터넷 등에서 “우물에 독을 풀었다” “구마모토의 조선인 폭동에 조심해라”라는 끔찍한 헤이트 스피치가 떠돌았다. 93년전 간토대진재 직후의 학살사건을 방불케 하는 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일본정부에 대해 헤이트 스피치 등 차별 배외주의 절대 금지를 강력히 요구한다.

 여당(자민당·공명당)은 ‘헤이트 스피치 해소를 향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이를 5월중에 성립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의 어디에도 ‘헤이트 스피치는 위법, 금지한다’는 문언이나 벌칙 규정이 없다. 이대로라면 설령 법안이 성립된다 하더라도 재일동포를 유효하게 보호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이 기회에 헤이트 스피치 등 일본사회에서 차별 배외주의 횡행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일본 사회를 리드하는 일본정부가 한반도에 대한 침략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 한, 그 침략이 원인으로 일본에 와서 생활하게 된 동포에 대한 차별 배외주의는 근절되지 않는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민족적 권리를 철저하게 옹호하는 입장에서 일본정부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한일관계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한일 간 현안의 하나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양정부간 합의는 이 원칙을 크게 일탈하고 있다. 합의내용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핵심인 일본정부의 법적 책임, 사죄, 배상이 결락한 것이다. 당연히 이 졸속합의에 대해 한국의 야당을 비롯해 국민 대다수가 거세게 반대하고 있으며 합의 파기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정부의 역사수정주의와 한국정부의 대일예속 자세가 함께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기본에 있어서 일본군 ‘위안부’문제와 헤이트 스피치 문제는 그 해결방법에서 공통성이 있다.

 그런데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은 일본군 ‘위안부’문제 합의를 지지하고 이 합의를 한국국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 1월 6일 ‘재일동포의 호소문’이라는 광고를 한국지에 게재했다. 이와 같은 민단의 파렴치한 반민족적 언동에 대해 국내외의 동포들 속에서 맹렬한 비난이 일어나고 있다. 그 민단 중앙이 최근 헤이트 스피치 근절을 내걸고 관련법안에 대해서도 위반자에 대한 벌칙 규정 등을 담도록 요구하고 있다.

 민단중앙의 헤이트 스피치 반대운동은 당연하다. 다만 그것이 기회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민족적 양심에 기초하고 있음을 내외에 보여주려면 민단중앙은 적어도 일본군 ‘위안부’문제 졸속합의 지지를 철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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