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009호 (03.06.21)


<기사1>

서울서 여중생 1주기 10만 인파

"그날 유월 십삼일 미군의 궤도차량에 으깨어진 흰 접시꽂 두송이가 있었다…"(사고 현장에 세워진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의 추도비문에서). 한국의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양이 미군 장갑차에 치어숨진지 1년. '6·13 1주기추모대회 자주평화실현 촛불대행진'(주최 여중생범국민대책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국민준비위원회)이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려 10만명의 시민, 학생들이 집결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 등 전국 89지역에서 열려 수십만명이 참가했다. 평양과 도쿄, 뉴욕, 런던, 베를린 등 12개국 20개도시에서도 일제히 열렸다. 참가자들은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의 전면 개정 등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시정을 다짐했다.

대회는 이날 저녁부터 열려 서울시청 앞 광장은 촛불을 든 시민들로 메워졌다. 참가자들은 "자주와 평화가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되었다"고 마음에 새겼다.

준비위 대표는 "사망한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한반도에 자주와 평화의 흐름을 만드는 계기로 하자"고 호소했다. 중앙무대에는 가수 신해철, 안치환씨가 나와 추모공연을 했다. 신씨는 "두 여중생의 죽음이 올해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우리 가슴 속에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자신의 노래 가사를 바꿔 '날아라 병아리'를 불렀다. "굿바이 효순,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미선, 너의 조그만 무덤 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

회장에는 두 여중생의 부모도 참가해 "국민에게 드리는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신효순씨 부친 신형수씨(49)는 "효순이, 미선이를 위한 촛불을 지금까지 지켜주신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여러분들이 이 땅을 지켜주십시오"라고 인사했다.

그후 참가자들은 "소파 전면개정" "미군 책임자 처벌" "부시 대통령의 공개사죄" 등을 외치면서 두 코스로 나누어 미대사관을 향해 촛불행진했다. 이에 대해 경찰당국은 미대사관쪽 도로를 경찰장갑차 등으로 전면 봉쇄하는 한편, 미대사관을 향하는 시위대에게 소화액을 뿌리는 등 과잉대응에 나섰다.

이 광장 근처에는 지난해부터 계속되어온 촛불 추모집회를 기억에 새기기 위해 세운 촛불모양의 기념비가 있다. 그 위에 "효순, 미선이의 명복을 빕니다. 평화로운 세상에서 또다시 태어나기를…" 이라고 쓴 종이 학 한 마리가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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