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004호 (03.04.21)


<기사5>

도쿄서 제주 4·3사건 55주년 기념모임

1948년 4월 3일 남한정부 단독선거를 반대하여 제주도민이 무장봉기, 군경의 잔학한 탄압으로 3만여명의 희생자를 낸 제주도 4·3사건 55주년을 기념한 강연과 마당극이 지난 10, 11일 이틀동안 도쿄도 아라카와구 닛포리서니홀에서 열렸다. (관련기사 별게)

제주도 출신 재일 각계 동포들이 중심이 되어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주최했는데 이틀동안 1000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실행위는 매년 이 시기에 4·3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기념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건을 주제로 많은 소설을 발표한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 양석일씨 등이 공동대표.

1부는 오랫동안 사건의 진상조사활동에 참여해온 양조훈씨(4·3사건 진상조사기획단 수석전문위원)이 강연, 3월 하순에 발표된 진상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사건의 진상에 대해 말했다. 양씨는 사건이 △이승만 정권에 의한 중대한 인권유린 △미군정이 직접 관여 △국제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씨는 사건해결을 위해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사죄 △추도기념일 제정 △역사교과서 개정 등 7개항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부는 제주도의 극단 '놀이패 한라산'이 이 사건을 주제로 한 마당극 '한라의 통곡'을 발표했다. 무대는 가장 비극적으로 알려진 제주도 북쪽에 위치한 북촌리. 경관의 탄압에 항의하여 일어선 도민들이 정부군의 초토화작전으로 학살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15명의 출연자가 민족악기를 울려 의성음 효과를 내어 실감나는 장면에 겹쳐 마당을 휩쓰는 듯한 박력있는 연기를 피로했다.

에필로그는 사건 이후 오랫동안 침묵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서리서리 한이 맺힌 도민들이 힘을 합쳐 위령제를 준비하는 장면. 출연자는 구천을 떠도는 원혼을 달래며 자신들의 한도 풀려는 도민들의 모습을 표현해 관객들과 일체감을 만들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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