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004호 (03.04.21)


<해설>

'미래한미동맹' 무엇을 노리는가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공동협의' 1차 회의가 8,9일에 걸쳐 서울에서 열렸다. 추상적인 공동발표와 보도에 따르면 한국민이 폐기를 바라는 불평등하고 대미종속적인 한미상호방위조약, 전시작전 통수권 반환,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 개정 등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그 반면 중심 의제는 의정부, 동두천, 파주의 미제2사단 한강이남 재배치, 용산미군기지(미군사령부)의 후방 이전을 포함한 부시 정권의 신 전략에 따른 주한미군의 재편성, 나아가 한국군의 전력증강 등 미국의 일방적이고 강압적 요구가 제기되는 등 한미간에 심각한 의견의 대립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측의 요구로 한국 국방부, 외교통상부 대표 10여명이 '회의의 중요성과 국익'을 이유로 '회의 내용을 외부에 흘리면 어떤 처벌도 감수한다'는 서약서를 쓰고 있다.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회담내용을 공개하기 않기 때문에 회의에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논의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무엇보다도 영토주권의 중대한 침해, 주한미군 한국 배치권, 남북의 평화통일에 대한 미국의 개입과 간섭을 합법화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한국이 대미종속의 상징으로서 50여년에 걸쳐 미군에 장악되고 있는 치욕적인 전시 작전지휘권 반환문제에 대해 미국측은 "현재의 작전지휘체제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논의를 거부했다.

특히 대북선제공격을 공언하고 있는 미군에 전시 작전지휘 통수권이 장악되고 있는 것은 부시 정권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한국군과 국민의 운명을 맡기는 것에 다름없다. 이 문제는 또 미제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 및 용산미군기지 후방이전 문제와도 직접 관련되고 있다.

즉 이라크 전후에 미국이 북에 선제공격을 할 때를 대비하여 미군을 군사분계선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으로 이전시킴으로써 북의 공격에서 미군의 손해를 적게 하려는 속셈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실지로 93∼94년의 '북핵문제'를 둘러싼 위기 때는 미국은 한국정부와 협의도 하지 않고 멋대로 진격작전을 결정했다. 미국방부의 슈밀레이션의 결과 한반도에서 미군이 '작전계획 5027'을 실전으로 옮겨 진격작전을 전개할 경우 '미군 사상자 10만명, 한반도 전체 100만명 사상, 경제적 손해는 1조달러'라는 결과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전쟁정책을 대화로 방향 전환하고 북미기본합의서에 조인한 교훈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는 지난 10일의 성명에서 "최소한 대미군사 종속성을 회복하고 또 동포를 상대로 한 미국의 무모한 전쟁도발에 우리 군이 동원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전시작전 통수권 반환은 결코 미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노 정부에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주한미군 철퇴와 삭감은 논의되지 않았다. 거꾸로 '주한미군의 장기주둔 조건을 보장하고 기지운영의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주한미군 통폐합, 이전을 결정했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강화하고 이전지의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며 나아가 150억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이전비용을 한국측에 전액 떠맡기는 것이다.

또한 협의에서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역할을 재조정"한다며 주한미군이 동아시아, 세계로 역할을 확대하는 반면, 한국군은 후방 이전하는 미군 대신에 '특정의 임무를 맡기로'하고 있다.

이것은 부시 정권의 세계 신 전략에 기초하여 육군을 삭감하고 해군과 공군을 중심 축으로 재편 하며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민중학살에 사용된 정밀무기를 주한미군에도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대북선제공격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군 강화를 명목으로 이들 정밀무기 구입을 강요함으로써 미군수산업을 살찌우게 하는 목적이 있다. 한미일의 군사적 협력이 강화되고 미사일방위(MD)망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공작도 강화될 것이다.

부시 정권은 미제2사단과 용산기지 후방 이전을 올해 10월부터 착수하고 싶다는 의향이라고 미국신문들은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주한미군의 대북선제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한미동맹'협의가 아니라 한반도 군축과 평화체제 구축 문제와 남북협력·통일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한미협의 내용을 국민들에게 전면 공개하고 호혜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와 소파 개정, 전시작전 통수권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 (김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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