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003호 (03.04.11)


<해설>

정치개혁에 의욕적인 노무현 정부

노무현 대통령은 2일 국정연설에서 새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경제개혁, 기술혁신, 사회개혁, 정부개혁, 정치개혁, 언론개혁의 각 분야에서의 '참여정부'의 방향을 제시한 것인데 그 중에서도 주목을 끄는 것은 정부개혁과 정치개혁에 대한 명확한 구체적 언급이다.

노 대통령은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와 정치가 개혁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 대통령 자신이 솔선하겠다고 하면서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이른바 권력기관을 더 이상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개혁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개혁이 선행되고 있다. 강금실 법무부장관 발탁과 검찰인사제도에 대한 개혁인데, 검찰내부의 격렬한 반발과 한나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착실하게 추진되어 '권력기관으로서의 검찰' 개혁은 '참여정부'의 정부개혁을 상징하는 것으로 되고있다.

강 장관은 3일 서울지검 담당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대체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지금까지의 남북관계에 편중된 공안중시 정책에서 탈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사견이라고 하면서 국가보안법은 현실과 안 맞는 면이 있기 때문에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실정에서)폐지가 어려운 이상 테러 등 국제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국보법을 대체할 새로운 법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총련문제에 대해서도 "대학생 수백명이 반국가단체 가입 혐의로 수배된 것은 상식적으로 보면 황당한 것"이라고 하면서 이미 판결이 나온 것도 있으며 수배학생들이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를 하는 것도 문제해결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안관련 해당자는 10명에 지나지 않으며 준법서약서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 노동문제는 경제적 관점에서도 중요하며 공안에서 '노동'을 분리하는 작업을 연구하는 등 의욕적인 견해를 밝혔다.

국정원에 대해서는 인사가 주목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국정원의 국내사찰업무를 일체 중지시키고 해외정보만을 수집 분석하고 국익을 위해 일하는 해외정보부처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전 정권 때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국정원으로 개편되어 대폭 역할이 축소되고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해외경제정보수집에 주력한다는 선언까지 나왔지만, 도청의혹 등 정치사찰의 실태가 드러났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한 '참여정부'의 방향성을 인사의 참신성으로 내걸자는 것으로 보인다. 차기 국정원장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초대회장 고영구 변호사가 내정되고 있으며 예정대로 취임하면 개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정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정치개혁이다. 노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지역구도 타파, 정치자금제도 개선, 정당개혁의 3과제에 대해 언급하고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지구당위원장이 절대적 권한을 가진 현재의 공천제도를 고쳐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공천제도' 도입, 신인의 정계진출을 쉽게 하고 의원이 정치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치자금 제도 개선, 또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구도를 반드시 해소할 것이며 내년 총선에서 특정정당이 특정지역에서 3분의 2이상의 의석을 독점할 수 없도록 여야 합의로 선거법이 개정되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게 내각의 구성권한을 이양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한나라당은 4일 대통령이 제시한 정치개혁 구상은 여당에 유리한 선거구도를 만들려는 '총선 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선거구제 변경 등 일부의 사안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치개혁은 내년 4월의 총선을 향해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불문하고 정당개혁을 둘러싼 내부갈등이 심해지고 있으며 한나라당에서도 보수파와 개혁파의 대립이 표면화하고 있다. 당개혁이 안되면 민주당 신주류파가 개혁국민당이나 한나라당 혁신세력과 신당을 결성한다는 논의도 부상되고 있어 정계재편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24일에 실시되는 수도권 3선거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가 앞으로의 정국을 점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 같다. (김기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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