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900호 (99.11.21)


<논설>

예속과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경제정책

한국과 같은 시기에 외환위기에 빠진 브라질에서는 지금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브라질 중앙노동자연합이 주도하고 노동자 농민 교사 학생 시민단체들이 가세한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민중집회가 연이어 일어나고 시위군중이 고속도로를 점거하여 교통이 마비되는 등 정국을 진동시키고 있다.

이들은 카를로스 정부의 신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이 빈부의 차이를 더욱 심화시켰으며 경제의 주도권을 외국자본에 넘겨줌으로써 민간경제가 침체되고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피폐해지고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카를로스 대통령은 원래 종속이론가의 한사람으로 라틴아메리카의 미래를 위해서는 미국에 의한 종속적 지배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권좌에 오르자 그는 종전의 입장을 바꾸어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요구인 신 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통하여 브라질경제의 개혁을 이루겠다는 친미적 자세로 돌아서 버렸다.

즉 그 동안 국가가 장악해 오던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하고 외환위기에 대처키 위한 외국자본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해 외자도입에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외국자본이 규제 없이 들어와 활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 김대중 정권이 취하고 있는 정책과 노선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신 자유주의정책이란 국가의 간섭과 개입을 배제하고 시장의 논리를 위주로 자본의 축적을 계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라 말 할 수있겠는데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논리와 정책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즉 국가가 시장의 움직임에 대하여 일정한 감독과 통제를 포기함으로써 고삐가 풀린 대자본과 외국자본의 위력이 예전보다 더 강력하게 나타나고 이에 따라 중소자본이나 서민들의 경제는 파괴됨으로써 중산층이 소멸되고 빈곤층이 늘어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규제가 풀린 대자본이나 외국자본의 횡포를 저지할 방도가 없어지고 세제문제에 있어서도 대자본의 입김이 가해져 누진세의 적용이 어려워짐으로써 대기업의 세금은 경감되고 서민들의 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나 서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의 주요부문이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감으로써 국민전체가 외국자본에 봉사하는 종속상태로 전락하게 되어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신 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란 결국 미국의 신 경제식민지전략임에 다름이 아닌 것이 드러난 것이다.

11월 10일 참여연대와 유엔개발계획국(UNDP)이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의 빈곤실태와 빈곤 감시 시스템' 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하루 4달러(월14만원)의 수입으로 살아가야 하는 빈곤층이 지난 97년에서 98년사이 8·6%에서 19·6%로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월 평균 가계지출이 최저생계비인 1인당 23만 4천원(190달러)에 해당하는 가구수가 전체 1,420만 가구의 18·6%인 270여만 가구라고 하였다.

이 비율로 볼 때 전체 빈곤층은 1천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어 전체 인구의 20% 즉 다섯 사람 중 한사람은 극빈자로 분류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다. 그러나 사실 월 14만 여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기준으로서, 지금 한국의 실질적인 빈곤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IMF 사태이후 한국의 빈곤층이 더욱 확대되고 소득의 양극화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대해 동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노재명 박사(정치학)는 "국제금융기관들이 한국에 권유했던 신 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오히려 빈곤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하였고 정건화 교수(경제)는 "상위 20%는 잘살고 나머지 80%는 빈곤해지는 20대 80의 사회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결국 정리해고를 통해 자본의 부담을 덜겠다는 구조조정이 사회전체의 경제역량을 약화시키고 만성적인 빈곤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음이 이번 실태조사에서 여실히 입증이 되었으나 사실 이러한 상황은 김대중 대통령이 IMF의 요구에 의해 신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채택하고 추진할 때 이미 예견되었던 바다.

이른바 DJ노믹스라고 하는 김대중의 경제정책은 공정한 경쟁과 합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사회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국가적 비전과 철학이 없는, 미국과 IMF의 눈치만 살피면서 왔다 갔다 식의 모방경제 스타일로 결국 사회 정치적 위기와 경제적 고통만을 국민들에게 안겨주고 말았다.

사태가 이러한데도 한국의 정치 판은 민생문제해결과 국가경제회생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않고 오직 권력장악을 위한 정쟁만을 계속하고 있으니 결국은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무덤을 더 깊이 파게 될 것이다. 〈전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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