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74호 (99.2.11)


시리즈

'주변사태법'의 위험성 (2)

강명철 (군사저널리스트)

자민, 자유당의 연립내각은 지난해 4월에 국회에 제출된 신가이드라인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에 기초하는 '주변사태법안'을 1월에 개회하는 통상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하여 미 당국의 조기성립요망도 얽히어 있다.

이 법안은 한마디로 말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이 군사간섭이나 공격을 개시하면 일본도 자동적으로 참전하여 작전협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해외 무력행사나 집단적 자위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위반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주변사태법안'에는 대상지역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일본당국은 제1위 목표가 한반도-이북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그러면 미일측이 강조하고 있는 '한반도 유사'는 무엇인가. 그 배경에는 소련의 붕괴, 냉전 종결 후 '유일한 초대국'으로서 전세계에 배치하고 있는 군사력을 이용하여 여전히 '힘의 정책'에 의한 정치, 경제, 군사적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의 강경한 자세와 그때문에 일본을 이용하여 역할 분담을 증대시키고 싶은 클린턴 정권의 계략이 있다. 동시에 미국의 세계전략에 편승하여 아시아 및 세계 팽창과 영향력의 확대를 노려 경제대국에서 정치, 군사대국으로 전진(轉進)하려는 일본의 보수강경세력의 타산이 엿 보이기도 한다.

냉전의 종결로 '소련의 위협'이 소멸했기 때문에 미국은 그에 대신하는 '새로운 위협'으로서, 아시아에서는 자주성을 견지하는 이북을 '핵의혹'과 결부시켜 지역위협으로 하고, 미국을 정점으로 미일·한미안보체제를 강화하여 포위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의 이북 인공위성 발사에 즈음하여 유독 일본만이 '미사일'설을 고집 하는 것도 '우주의 평화이용'이라는 인공위성의 역할을 부정하고 '북조선 미사일의 위협'을 선전하며 '주변사태법'을 앞당기기 위해서 였다.

'주변사태법'의 제정은 말하자면 마무리하는 것인데, 이미 미일간에서는 한반도 유사에 대처한 여러 가지 공동작전 계획이 짜여져 있다. 93년­94년의 '이북 핵개발 의혹'시에는 예를 들면 '5051' 등 일련의 미일공동통합작전계획이 짜여졌다. 방위청이 94년 7월에 작성한 극비지정 ' K반도 사태 대처계획'에는 '대미작전지원' '대미후방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아사히 신문'96년 9월 15일자).

그 속에는 미해군 해병대의 이북연안 상륙작전에 앞서 해상자위대의 소해나 지원출동 등, 집단자위권의 행사나 해외무력행사에 상당하는 군사행동의 매뉴얼이 짜여져 있다. 더구나 '난민경계'(육상자위대), 이북해역까지의 진출, 대미군사협력(해상자위대), 이북전략거점에 대한 직접공격(항공자위대)등도 검토되었다('아시아 속의 자위대').

'림팩 86'(환태평양훈련, 참가국 미, 한, 일, 캐나다, 호주, 칠래)도 대북 다국적 군의 작전이었다. 특수부대 잠입에 따른 정보활동, 재류외국인 공관의 철퇴작전, 쌍방간의 해상, 공중작전, 상륙작전 침공에 따른 제압, 정전 후의 처리 등 실전과 똑같은 시나리오였다.

미국을 정점으로 한일은 군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주한유엔군의 사령부는 서울에 있으나 후방사령부는 자마(座間 가나가와현)에 있다. 한미일의 대공관제조직은 공통의 군사암호로 일원화되어 있다. 유사시에는 주한미군과 재일 미군이 함께 미태평양군사령부의 지휘통제하에 놓이게 된다.

지난해10, 11월에는 이북을 목표로 한 '폴 이글' 등의 한미합동훈련과 미일공동통합훈련이 동해상 등에서 중복 연동하여 진행되었다. '폴 이글'에서는 한국에 있는 미군의 지휘시스템이 파괴될 경우를 상정하여 요코스카 기지에서의 제7함대 기함 블루릿지에서 직접 작전지휘를 했다. 이것은 신가이드라인의 미일공동작전에서 일본이 대북작전의 제1선 기지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변사태법안'에 대해 아시아 여러나라 국민은 한결같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북이 '아시아 침략과 군사적 간섭을 위한 시나리오'라고 정면에서 반대의 입장을 관철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총을 든 일본' '한반도· 대만 유사시에 일본은 사실상 참전'이라고 지적하는 소리가 높다. 중국은 대만을 대상지역으로 하고 있는데 대해 강력하게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과거에 일본의 침략을 받은 아시아 제국의 국민은 지금 일본의 해외팽창, 군사대국화의 움직임을 강한 의구심과 깊은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HOME]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