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22호(97.6.11)

인터뷰

북한 식량지원 문제 생각한다(3)

일본부인회의 오가와 루미코 씨에게 듣는다

-심각한 식량난이 전해지고 있는 북한을 방문하여 지원물자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문한 감상을 듣고 싶습니다.

=조선여성과 연대하는 일본인연락회 성원 6명으로 4월 말부터 일주일 동안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간 중단되었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심포지엄 개최 문제에 대해 북의 여성단체와 토의하는 한편, 그 동안 모은 수해구원금 100만엔을 전달했어요. 우리들이 도착할 무렵에 미리 고베에서 선편으로 보낸 라면 1만식이 원산에 도착한 것으로 압니다.

평양과 개성에 가 봤는데 일관하게 민중들의 표정은 결코 밝다고는 할 수 없어 혹심한 식량난을 반영한 것 같았어요. 다만 사람들의 표정에서 동요는 볼 수 없었으며 간고한 시련을 단결로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NGO 등 시민단체의 지원운동이 큰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우선 무엇보다도 이웃나라가 곤란에 처해 있을 때 도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인도적인 문제의 해결이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그건 틀려요. 이웃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죽느냐 사느냐의 심각한 사태에 놓여 있는데 '의혹' 문제를 꺼 집어 내어 그 때문에 원조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순수한 인도정신을 정치문제로 바꿔 버린 논리입니다. 일본의 매스컴도 북의 심각한 사정을 보도하면서도 원조의 필요성을 호소하지 않는 것은 역시 북에 대한 자주규제가 작용한 것이 아닐까요.

한편 시민측도 아프리카 난민 등에게 구원물자를 보낼 때에는 받는 사람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는데 북에 대해서는 구원물자가 민중들에게 전달되었는지 어떤지, 군인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등 처음부터 의심하고 들고 있어요.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일본 사회에는 북에 관해서는 얼핏하면 의심하고 드는 풍조가 있어 이것이 조일관계를 비뚤어지게 하는 근거로 되고 있어요.

-유엔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온갖 구실을 붙여 쌀지원을 주저하고 있습니다만…….

=과거의 식민지지배나 분단에 책임이 있는 일본정부가 누구보다도 먼저 지원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에 있으면서도 아직도 지원에 일어서고 있지 않는 데는 정말 화가나요. 북의 붕괴를 바라고 있지 않는가 하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몇 백만톤의 잉여미를 재어놓고 있으면서도 지원하지 못하는 일본정부의 자세를 엄준히 추궁해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일본정부의 한반도정책을 바로잡아 나갈 책임을 통감합니다. 말하자면 시민으로서 북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운동을 계속 추진하는 한편, 일본정부의 정책을 바꾸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독자들에게 한마디 호소를…….

=우리들이 보고 온 북의 심각한 식량사정에 대해 널리 알리면서 지원운동의 여론화에 노력하고 싶어요. 지금 북에서는 민중이 어려운 상황에 있으면서도 단결하여 극복하려고 필사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우리들을 감동케 했습니다. 일본민중이 지금이야말로 손잡고 지원운동에 일어날 때라고 생각합니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