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22호(97.6.11)

해설

북녘동포돕기운동을 계속 전개하자

2년 연속된 대홍수로 극도의 식량난에 있는 북한은 3월 단계에서 세계식량계획(WFP)에 대해 130만톤의 식량원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WFP, 유엔인도국(DH A)이 긴급원조를 각국에 요청하여 세계적인 지원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사정은 국제기관이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지난달 말부터 이달에 걸쳐 재고가 바닥이 나고 있다. WFP는 4일 배급용 식량이 맨먼저 바닥이 난 곳은 평북이 지난달 15일이며 5일에는 평양으로 확대, 20일에는 양강도 등 전국에서 양곡이 없어진다고 보고, 470만명이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긴급원조를 호소했다.

200톤을 추가

이와 같은 북한의 식량난이 전해지는 가운데 4월부터 전개하고 있는 '이북 동포에게 쌀 500톤 보내기 운동 재일한국인추진위원회'(한통련 등 재일민주세력으로 구성)는 8일 약 2개월만에 목표액 2,000만엔에 가까운 1,800만엔을 모았다는 중간발표를 했다.

추진위는 지난달 중순에 계약한 쌀 300톤은 선적 대기 중이며 7월10일에 북한에 반송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에 나머지 쌀 200톤을 계약한다. 더구나 목표를 700톤으로 늘여 8월까지 옥수수 200톤을 보내기로 하고 계속 지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편대체 등의 방법으로 추진위 앞으로 보내온 성금과 함께 "뜻은 있었으나 원조방법을 몰라 안타까워했다" "인도적 입장에서 한시바삐 원조해야" "일본정부가 이유도 안되는 이유를 달아 원조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 등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많은 일본인들도 의견을 보내 왔다.

국내에서도 식량지원은 전국민적 운동이 되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4월 초부터 캠페인을 시작, 매일의 모금내용, 시민들의 생각이나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신문은 '옥수수 10만톤 보내기 범국민운동' 등 15개 단체의 송금처를 소개하고 있는데 주요한 5단체의 모금총액만 해도 50억원을 넘는다.

운동은 당초 민주단체나 종교, 여성, 학자 등의 단체에서 시작됐는데 지금은 유치원아부터 노인, 노동조합이나 경제계, 시의회, 도민결의, 옥중·옥외의 양심수 등 모든 계층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루 100그램의 계산

남북적십자가 지난달 25일 이달 중에 5만톤의 옥수수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성과이다. 그러나 이 옥수수는 민간단체가 모은 성금으로 구입한 것이지 김영삼 정권으로부터 나온 원조가 아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몇 차례나 "원조를 검토한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결정한적은 없다. 오히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23일 15만톤을 원조한다고 결정한 데 대해 "여유가 생긴 북한이 4자회담을 연기할지도 모른다"면서 "왜 이 시기에 원조하는가"하며 곤혹하는 빛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정권은 식량원조를 거래의 일환으로밖에 생각지 않는 모양이다. 하시모토 일본총리가 "한국의 요청이 있으면 원조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외무장관회담에서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아직도 정식으로 요청하지 않고 있다.

통일원은 지난달 말 북한에서는 200만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말하면서도 지난해 11월부터 4월말까지 국제사회로부터 21만톤의 곡물을 도입, 이달 말에는 총계 54만6,000톤이 도입, 또는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8월말까지 식량 걱정은 없다고 발표했다. 한 사람 당 하루 배급량을 100그램으로 계산한 것이다. 유엔의 아프리카 난민 등에 대한 원조량은 최저 450그램이라고 한다. 하루 100그램으로 충분하다고 게산하는 김 정권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가슴아파 하면서 정부차원의 원조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재일추진위가 원조하는 500톤의 쌀은 하루 한 사람 당 500그램의 계산으로 100만명의 1일분, 3만명의 30일분이다. 1키로그램이라도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한데 굶어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10 0만톤의 양곡이 긴급하게 필요할 것이다. 김 정권이 같은 민족을 구원하는 결정을 할 것인지 아닌지, 일본정부가 국제사회의 인도적 원조의 호소에 답할 것인지 아닌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양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