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822호(97.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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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민주항쟁 10주년 재일한국인중앙대회

도쿄의 하늘에 '김영삼 대통령은 퇴진하라'는 슈프레히코르가 크게 메아리쳤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국내외의 전국민이 일어선 87년 6월민주항쟁 10주년을 맞이한 8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의장 곽동의)과 재일한국청년동맹(한청·위원장 황영치), 재일한국민주여성회(민주여성회·회장 김지영), 조국통일재일한국인학생협의회(학생협·회장 이영호) 등 재일민족민주세력은 도쿄도 미나토구 시바청년회관에서 '6월민주항쟁 10주년 김영삼 정권 퇴진! 민주정부 수립! 재일한국인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250여 명이 참가, 김영삼 정권의 퇴진과 참된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투쟁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한 후 도내 중심거리를 시위 행진했다.

무대 정면에는 6월민주항쟁을 그린 대형 그림을 내걸어 회장은 김 정권을 규탄하는 굳센 결의로 충만했다. 참가자들은 개회에 앞서 전두환 정권에 학살된 박종철 씨와 이한열 씨 등 희생자와 최근 투쟁도상에서 서거한 송인호 전 <민족시보> 주필과 김수미 전 민주여성회 고문에 대해 묵념을 올렸다. 대회에는 사사키 히데노리 중의원의원(민주당)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곽동의 의장은 주최자인사를 통해 "김영삼 정권은 민주화와 조국통일을 바라는 민중의 요구를 짖밟고 독재정치를 하고 있다"고 준열히 비판했다. 또 "민주세력은 사태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민중의 힘으로 정치를 바꾸어 민주정부를 수립하여 민중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북 동포에게 쌀 500톤 보내기 운동 재일한국인추진위원회'가 지원운동의 중간보고를 했다. 모금은 목표액 2,000만엔 중 1,800만엔을 모아 목표를 거의 달성, 1차분 쌀 300톤은 선적 대기 중이며 2차분 쌀 200톤을 이달 중에 계약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리고 8월까지 옥수수 200톤(300만엔 상당)을 추가해서 보내기 위해 목표액을 올렸다고 발표하자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원하자는 데 대해 대폭적인 찬성을 했다.

이어 한통련 김정부 사무총장은 김 정권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장 강위원)의 제5기 출범식을 무력으로 탄압했으며 그 와중에 두 사람이 희생됐음을 보고, 묵념할 것을 제안하여 함께 묵념을 올렸다. 김 사무총장은 기조보고에서 6월민주항쟁 정신을 계승하여 독재정권을 청산하고 민주화와 연방제통일을 실현할 민주정부를 수립하자고 호소했다.

대회에서는 마지막에 △김영삼 정권은 즉각 퇴진하라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치인을 추방하자 △국내외의 민족민주세력은 참된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총단결하자는 '6월민주항쟁 10주년 재일한국인중앙대회 선언문'을 채택했다.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친 후 중심거리를 시위행진하며 김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행진도중에 재일동포들이 음료수 등을 건네주며 격려하는 등 길가는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감동 준 한청 맹원들의 공연

중앙대회에 앞서 이날 가진 문화공연­앙상블 '되살아나는 6월에'는 많은 일본시민들도 관람했다.

먼저 한청 도쿄·가나가와본부 회원 5명이 장고·북 등을 울리며 힘찬 사물놀이를 피로했다. 이어 앙상블 '되살아나는 6월에'가 상연됐다. 제1막 '6월의 불길'에서는 80년 광주민중항쟁부터 6월민주항쟁에 이르는 민중의 반독재·민주화투쟁의 모습을 슬라이드·비디오와 투쟁가, 시낭송으로 엮으면서 힘차게 표현했다. '문민'의 가면을 쓰고 등장한 김영삼 정권의 부정 부패를 그린 제2막 '기만과 허위'에서는 한보비리사건을 비롯하여 아들 김현철 구속, 92년 대선자금 문제로 궁지에 빠진 김 대통령의 낭패하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하여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휘날레의 제3막 '전진과 환희'에서는 무대 정면에 내건 대형그림을 배경으로 노동자, 학생, 종교인 등 각계의 깃발부대가 등장하여 분단·독재·예속의 상징인 김 대통령을 궁지로 몰면서 전민중의 단결된 힘으로 '민주정부 수립'하기까지를 멋지게 표현하면서 장내에서 감동의 박수가 그칠줄 몰랐다.

이번 앙상블은 간사이지역의 한청 각 본부 성원 30여 명이 2개월 동안 매일같이 맹연습을 거듭하여 발표한 것인데 한청의 문화적 질의 높음을 나타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