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44(08.09.15)


<해설>

 테러지정 해제를 둘러싸고 정체돤 북미관계

 

  북미관계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진전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지연으로 정체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국회 통고(6 26)일부터 기산해 45일 후인 8 11일 지정은 해제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날 미국 국무성은 북이 핵계획 신고의 '완전한 검증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한 그 대가인 지정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라이스 국무장관은 8 10일 밤(일본시간 11일 오전)일본 고무라 외상과 전화회담에서 11일의 지정 해제를 미룬다는 방침을 알렸다. 미국의 지정해제 연기가 공식으로 확인되었다.

  8 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의하면 부시 대통령의 지정 해제 통고와 국무성이 의회에 제출한 통지서는 '북한이 이미 테러지원국 해제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을q증명r하는 형태로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별도로 그것을 보충하는q충족각서r까지 첨부되어있다'고 한다. 원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미국 대통령이 국회에 통지한 후 45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자동적으로 성립하게 되어있다.

, 핵불능화 중단 복구 태세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07)10.3합의에 따라 진행 중에 있던 핵시설무력화 작업을 즉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14일에 효력이 발생되어 유관측들에게 통지되었다 해당 기관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영변 핵시설들을 곧 원상대로 복구하는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대항조치를 밝혔다.

  북은 이 성명에서 "6자나 조미사이의 그 어떤 합의들에도 우리의 핵신고서에 대한 검증문제를 명단삭제의 조건부로 규제한 조항은 없다"고 하면서 "검증은 9.19공동성명에 따라 전 조선반도를 비핵화 하는 최종단계에 가서 6자 모두가 함께 받아야할 의무"라고 밝혔다. 그리고 "현단계에서는 6자 테두리 안에 검증기구와 감시기구를 내오기로 한 것이 합의사항의 전부이다"고 주장했다.

  사활을 건 외교전을 전개해온 나라끼리 공식 발표된 합의문서가 상대방의 책임을 묻는 기준이 된다. 이번 문제와 관련한 합의문서는 10.3합의이며 7월의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언론 발표문이다. '북한은 핵시설의 불능화·완전하고 정확한 핵신고'에 대해 '미국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이며 '6자회담 속에 검증 메커니즘을 설치한다'는 것이 공식적 합의이다. 따라서 미국측 주장에 무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측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교섭용이라고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실지로 9 3일 불능화작업을 추진하고 있던 영변 핵시설 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개시했다.

  미국의 태도변경의 배경은 첫째로 다음 단계에서 초점이 되는 검증문제에서 유리한 관제고지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거기에는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에 대한 주저도 작용하고 있다. 북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북미 정상화의 기본장애 제거를 의미하며 평화공존정책을 포기할 수 없게 한다. 부시 정권내의 강경파뿐만 아니라 부시 대통령 자신이 '북한 선핵폐기 노선'에 미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의 압력이 악영향 끼쳐

  둘째로 일본정부의 강력한 제동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지정 해제를 하면 일본정부는 즉각 6자회담 의무사항인 북에 대한 에너지 지원에 참가하지 않으면 안된다. 동시에 납치문제를 구실로 북일 국교정상화를 언제까지나 미룰 수 없게 된다. 후쿠다 총리 사임으로 가을의 중의원 해산, 총선거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북일 문제는 쟁점화하고 싶지 않다. '최대의 동맹국이며 경제대국' 일본의 압력의 존재는 상당히 크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이명박 정부의 존재이다. 이 정부의 대결주의적 대북 정책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에 미묘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으며 미국내 강경파의 발언권을 높였다.

  물론 북한 외무성 성명이 6자회담과 북미관계 파국을 선언하는 최종 통고는 아니다. 또 부시 정권에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라크전쟁, 악화 일로에 있는 아프간 정세, 이란 핵문제에다 그루지아 문제가 발발해 북에 대해 강경책을 행사할 여유가 없는 것이 실정이다. 또 사상 최저의 지지율 그대로 성과 없이 퇴임하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서 성과를 거두려고 '개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북미 개선으로 움직이는 기본구조는 변화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라이스 장관은 3일 기자단에 대해 북한이 핵시설 검증수속에 응하면 미국도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한다는 방침을 되풀이하고 "관계국과도 연계를 취하면서 검증 수속완료를 계속 지향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6자회담 수석대표 힐 국무차관보를 9 4, 중국과 대응을 협의하기 위해 베이징에 파견했다.

  북미 '테러지원국' 지정해제를 둘러싼 싸움은 막판에 들어섰다.

  (우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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