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44(08.09.15)


<주장>

 e테러지원국f 지정을 해제하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암초에 걸렸다. 부시 정권은 6 26, 국회에 북의 지정 해제를 통고했다. 이날부터 45일 후인 8 11, 지정 해제가 자동 성립하게 되어있었다. 그런데 부시 정권은 북이 핵계획 신고내용의 검증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며 지정 해제를 하지 않았다. 북한외무성은 8 26일 성명에서 미국이 '테러지원국'지정을 해제하지 않고 6자회담의(07) 10.3합의사항을 어긴 조건에서 부득불 '행동대 행동' 원칙에 따라 핵시설 무력화 작업을 중단하고 영변의 핵시설을 원상대로 복구하는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 달 들어 북은 실지로 핵시설 복구작업을 개시했다는 보도도 있다.

  6자회담 10.3합의에는 한반도비핵화 제2단계로서 북이 모든 핵계획을 신고할 것과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것이 명기되어 있다. 7 15일 발표된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의 '언론 발표문'에는 검증문제에 대해 핵시설 방문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언과 지원의 필요성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그것은 앞으로의 일반원칙으로서 확인된 것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조건으로 되어있지 않다. 합의문에는 검증문제는 북핵시설의 불능화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완료되고 다음 단계에서 검증대상·방법을 명확히 하고 다루어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고착의 원인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데에 있다. 미국은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비핵화 제1단계, 즉 북의 핵시설 가동정지를 앞둔 작년 2월 미국이 북에 대한 금융제재를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1단계 조치가 3개월이나 늦어졌다. 올해 상반기는 핵계획 신고내용을 둘러싸고 난항했으나 미국이 북의 신고를 인정하여 사태는 진전했다. 6자회담 합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북에 압력을 강화해도 상대가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은 이미 뼈에 사무치도록 알고 있을 것이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6자회담 과정은 좋은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고 말했는데 2개월 후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있으며 5개월 후 임기만료가 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미국 수뇌부는 조속히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결단해야 한다.

  북의 핵시설 불능화 중단조치에 대해 6일 한국정부 김숙 평화교섭본부장은 베이징에서 힐 차관보 등과 대책을 논의했다. 협의 후 김 본부장은 북의 핵검증이 필수이며 북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이명박 정부의 언동에 우리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중대한 국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타개를 위한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동족인 북에 대해 대화와 협상을 할 능력이 없으며 북미간의 중개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지혜도 없는 듯 하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요구하지도 않고 오로지 미국에 추종하며 중국에 중개를 요청하는 정부의 모습이 정말 한심하다.

  6.15공동선언에 계속 등을 돌리고 비핵화문제에서도 대응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 이명박 정부는 내외에서 더욱 엄중한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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