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민족시보 제1283호 (17.2.3)


[논설]

헌재의 탄핵 심판 결론은2월 말-3월 초 유력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왼쪽)과 취재진을 향해 고함치는 최순실
 탄핵 소추로 대통령직무가 정지된 박근혜가 설을 앞둔 25일 보수논객의 인터넷 방송 인터뷰에서 “친박 집회가 촛불의 두배”“최순실 게이트는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산”이라는 등 모든 범죄를 부인하고 변명하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탄핵심판을 앞두고도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모습이 가소롭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해명 등을 위해 설치된 검찰특별수사본부의 수사에 이어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특별검사의 수사는 2월말 종료를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헌재가 제시한 박근혜 탄핵심판 사건 5가지 쟁점 모두 수사에 착수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법률 위배 혐의 탄핵 소추 사유를 △비선조직 운영으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배 △대통령 권한 남용 △언론자유 침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뇌물수수죄 등 5가지로 정리했다.

 1월 31일 임기로 퇴임한 박한철 헌재소장은 헌법재판 9차 변론에서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인 3월 13일까지는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해 심판 결정은 이르면 2월말에서 3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고 기일을 못박은 것은 재판관 두명의 공석은 심판결과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탄핵심판은 6명이상의 찬성으로 확정 되는데 현재 재판관은 8명이다.

 따라서 헌재가 3월 13일까지 탄핵을 인용할 경우 60일 이내에 실시해야 하는 대통령선거는 4월 말에서 5월초가 유력하다. 박근혜 탄핵이 2월 말 특검 활동기간 종료 전에 나올 경우, 소추를 전제로 한 박근혜 강제수사와 구속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장관 구속

 특검은 1월 2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문화예술인 정부 지원 배제 명단) 작성과 지시 혐의로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장관(구속 후 사퇴)을 구속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세월호 시국선언 참가, 야당 정치인 지지자 등 1만여 명을 좌파로 낙인을 찍고 불이익을 준 블랙리스트는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 후 박 대통령-김 전 비서실장 지시로 청와대 조윤선 정무수석실에서 작성,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로 전달되었고 국정원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 전 장관은 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데모를 주도적으로 실행한 사실도 밝혀졌다.

 블랙리스트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사실을 보도한 ‘중앙일보’와 특검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후안무치함을 보여주었다.

 한편 특검은 1.19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최순실 일가 등에 430억여 원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 박 대통령의 단순 강요로 돈을 줬다는 이 부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특검은 삼성의 미르 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제3자 뇌물, 최씨측에 별도 지원 200억을 직접 뇌물로 규정했다. 최순실-박근혜는 경제공동체인 만큼 대통령에게 제공된 뇌물이라는 것이다.

 법원의 ‘삼성 봐주기 기각’에 법조인 60여명이 농성에 돌입, 항의했다. 사법부가 재벌권력의 힘 앞에 굴복했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시간끌기 작전

 국회는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재적 299명 중 234명의 찬성표로 가결했다. 탄핵심판은 헌재 판결까지 최대 180일 걸린다. 심판 결론이 날 때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특검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 되었다. 이에 따라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데 박 정권의 총리로서 자숙해야할 입장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어 야당과 국민의 비판이 거세다.

 1월 초부터 시작된 탄핵심판 공개변론 출석을 박 대통령은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탄핵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대리인(변호사)측은 39명의 무더기 증인 신청을 했다. 탄핵을 늦추어 불소추 특권을 유지하고 특검 수사를 피하기 위한 ‘시간끌기 작전’이다. 하지만 헌재는 이 중 29명을 기각하고 탄핵심판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특검수사팀의 수사기록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측 탄핵소추 위원들도 신속한 결론을 위해 관련자료, 증인 신문 요구 등을 대폭 축소했다.

 헌재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차은택씨는 최순실과 박근혜의 관계에 대해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회의록을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을 봤다 △박근혜가 정유라 지원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청와대 지시로 미르 케이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은 탄핵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검은 출석을 6번이나 거부한 최순실에 체포영장을 집행(1.25), 조사중이다. 최씨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범죄를 자백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비서관 등 측근과 공범자들의 증언과 녹취록, 태블릿 피씨 등으로 박근혜 최순실의 범죄는 수없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가 재벌을 만나 돈을 요구하면 최순실은 이를 챙겼다. 대통령 해외순방은 돈벌이 수단이었다. 한국은 그들만을 위한 나라였다.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박근혜 탄핵과 구속 체포는 온 국민의 요구다.

(하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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