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27(07.12.15)


<현지 취재>

 대통령선거 투표를 앞둔 서울

 

  '세계화로 인한 양극화'

  이것이 지금 한국사회를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거리에서는 연금을 타면서 유유자적하게 살아가야 할 노인들이 지하도 계단에 앉아 껌이나 초콜릿을 팔고 있다. 또 어느 지하철역 계단에는 아직 3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땅바닥에 이마를 붙이고 꿇어앉아 구걸을 하고 있다.

  "아직 젊은데 왜c"라는 생각이 든 순간 언뜻 어느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지금 한국의 취업자중 70%가 알바이트 등 비정규직 고용노동자"라고.

  또 다른 지인도 한국의 현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지금 한국에서는 대학졸업자 중 50%가 제대로 취직을 못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생활의 안정이 최우선 과제

  1997년 경제위기와 IMF사태 이후 규제완화와 외국자본의 무질서한 수용으로 국내의 지역산업이 파탄, 보다 자본력이 있는 외국기업이 시장을 독점하여 이윤만을 추구하고 노동자의 고용이나 복지를 모두 뒤로 돌린다는 노골적인 횡포한 자본주의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게 되었다. 세계화란, 강대한 자본이 세계규모로 약자로부터 착취를 하는 것이다. 한국은 바로 이 세계화 속에 완전히 짜여져 있다.

  12 19일 한국 제17대 대통령선거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실시된다. 거리에는 각 후보의 포스터와 현수막이 걸리고 각각 구호와 호소가 쓰여져 있다. '가족이 행복한 나라(정동영)'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권영길)'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이명박)' '반듯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이회창)'

  12 8일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서 실시한 대통령후보자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0.3%, 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5.3%,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13.5%였다. 여당계가 정동영 후보로 단일화하더라도 지지율은 이 후보 43.5%, 정 후보 24.3%로 여당계로서는 무척 힘든 선거전이 되고 있다.

  10월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일보(10 8일자 조간)에 게재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74.0% '성과가 있었다'고 응답, 62.5%가 제1차 정상회담보다 '구체적인 성과가 있었다'(경제협력 확대 24.0%, 평화체제 구축 16.0%)고 평가했다. KBS 등 복수의 조사에서도 정상회담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응답이 7할을 넘었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동아일보 조사에서 27.9%에서 50.6%로 늘어났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북화해와 교류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기대는 크다.

e바꿍고 싶다f 는 마음이 e비판f으로

  그러나 그것이 그대로 여당계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남북 화해와 교류의 진전에 대해서는 지지하면서도 경제격차의 확대와 고용불안, 사회의 양극화를 방치해온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무척 거세다. '어쨌든 지금의 상황을 바꾸어주기 바란다'는 현상에 대한 폐색감이 보수라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집권세력과는 다른 정책에 대한 '기대'로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았다. 따라서 지지율에 나타난 숫자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기대'라기보다 정부여당계에 대한 국민의 맹렬한 비판으로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중소기업 육성' 이나 '서민의 부담 경감'을 공약으로 내걸면서도 그 한편에서 '외국투자의 활성화', FTA(자유무역협정)의 적극 추진을 내걸어 보다 규제완화를 밀고 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육성'과 강자를 우대하는 '규제완화'는 양립될 수 없다. 이래서는 양극화를 초래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외국기업이나 대기업만을 우대하여 더욱 빈부의 격차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한국 국민은 지금까지의 사회변혁운동 속에서 높은 민주의식을 길러왔다. 또 남북의 교류와 협력,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움직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큰 흐름으로 되어있으며 한국 국민의 통일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진정한 한국사회의 변혁과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을 향해 자주 민주 통일운동세력의 역량 재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을 서울의 뼛속까지 추위가 스며드는 거리에서 실감했다.

 (이정수 기자)


[HOME] [MENU] [지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