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25(07.11.15)


<동행기>

 우리겨레하나되기 해외동포 역사기행단 동행기

 

신수경(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사업본부 집행위원장)

 

  10 5일 인천공항, 4 5일 대단원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나고야, 히로시마, 동경, 오사카 4개 지역에서 20분이 입국하셨다. 일본에서 조선인 2세대, 3세대로 살고 있는 분들이 자신들이 태어난 곳이 아닌 부모의 고향을 국적으로 가지고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고통이 무엇인지 깊이 가늠할 수 없었지만 재일동포와의 만남은 남과 북이 만나는 자리가 그렇듯 반갑고 쉽게 서로를 품을 수 있었다.

  도착 첫 날은 겨레하나가 준비한 환영식사와 남산타워를 둘러보는 간단한 일정으로 마무리하고 이튿날 파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분단선기행이 진행되었다. 자유로를 달리며 한강하구 수역의 잃어버린 공간에 대한 해설을 시작으로 오두산전망대, 통일촌, 도라산전망대, 도라산역까지 둘러보았다. 도라산역의 쭉 뻗은 서울-평양간 기찻길에서는 서는 것만으로도 눈시울 짓는 모습에 이분들의 삶에 깃든 분단의 깊이도 만만치 않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서울로 돌아와 '재일동포사회의 현황과 지원사업을 매개로 한 통일운동'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본 사업본부의 경과와 현황, 오사카본부의 결성, 활동에 이어 재일민주여성회를 중심으로 재일동포사회의 현황에 대한 발제가 주요 내용을 이루었다.

분단의 고통안고 있는 그분들과

  지리산 노고단을 목표로 한 셋째 날, 지리산 밑자락에 도착할 즈음부터 잔비가 내리더니 성삼재에 도착하자 굵은 빗방울로 변했다. 이번 산행에는 연세 높으신 장기수 선생님들도 동행하는 데다 방문단의 평균연령은 50! 얇은 비옷만으로 몸을 감싸고 지리산의 품속으로 조심조심 행군을 시작, 진흙탕 길, 쏟아 내리는 빗소리, 금세 길에 도랑을 만들어내는 빗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꽃을 피어냈다. 1시간 남짓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쉽지 않게 오른 길 덕분인지 노고단 대피소에서 때 아닌 노래와 춤판이 벌어졌다.

  내려오면서 들린 화엄사는 어둠이 동행을 했다. 스님들의 북치는 모습에, 산을 울리는 법고 소리에 빠듯한 일정의 피곤도 함께 녹아 들어갔다. 이날 밤은 일본에서 오신 분들과 함께 숙소에 드는 날, 첫날과 둘째 날을 아쉽게 숙소 앞에서 헤어졌기에 새벽까지 숙소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하나되는 날 준비 할 것을 다짐

  광주 5,18묘역을 뒤로하고 강화도로 가는 길, 잠시 길을 벗어나 담양이 자랑하는 메타쉐콰이어 길, 코스모스 길을 배경으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밤, 아쉬움을 달래려 숙소에서의 친선의 밤은 어느 때보다 더 끈끈했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이 마음에서부터 오가고 다시 만날 것에 대한 부푼 계획들이 오고갔다.

  해외동포 역사기행단의 일정이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되었다. 남과 북, 해외가 겨레하나 되는 날을 준비할 것을 다짐하며... 다섯째 날, 전등사, 광성보, 초지진을 뒤로하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바쁜 일정 속으로 파고 든 역사와 추억, 다짐들이 각자의 가슴에 새겨지면서 그동안 쉴 새 없었던 말들은 잠시 자리를 잃었다.

  4 5일간의 동행만으로 섣부르게 재일조선인의 삶을,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애환을 읽어 내리기는 어렵지만 그분들이 멀리서나마 지켜오고 있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있는 것이라 우리가 먼저 소중히 여기고 우리가 먼저 보살피지 않는다면 그분들의 삶이 더 고단해질 것이 당연하기에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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