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보 제1125(07.11.15)


<민족시평>

 한국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움직임

 

  17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박두하고(12. 19)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선두 주자로 대통합민주신당(신당) 정동영,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치열한 대선 레이스에 출마설 단계에서 지지율 20%를 넘었던 전 한나라당 대표 이회창씨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후보로 끼여듦으로써 대선 정국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1위 구도가 '좌파정권 종식'을 선언하며 정통우파를 내건 이회창씨의 출마로 보수진영의 분열 또는 대연합,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움직임 등 후보등록일(11 25, 26)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좌파정권 종식' 선언

  그러나 보수 분열에 기뻐하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극우 보수 등장으로 우경화를 심화시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회창씨는 출마선언에서 국가정체성에 대한 신념과 철학이 없고 대북관이 애매 모호하다고 이명박씨를 비판하며 자신이 정통보수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북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해서는 다가오는 북핵 제앙을 막을 수 없다" "원칙 없는 대북 정책으로 북한은 핵실험까지 하여 핵보유국으로 행세하고 있다" 그러니 '좌파정권을 종식'하고 한미동맹을 돈독하게 하여 냉전체제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6.15선언도 6자회담도 전면 부정하며 극우 강경세력의 대변자로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의 훼방꾼이며 걸림돌"이라고 비판, 전국 243개 지구당별로 이회창 규탄대회 등 거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지지층 잠식과 보수세력 분열에 위기의식을 가진 이명박 진영은 '탈 이념 경제 우선'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이회창에 대항하기 위해 보수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하는, 우경화를 깊이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후보단일화, 또는 연대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구도로 순위가 굳어지면 "살신성인의 희생을 하겠다는 게 이회창의 지금 결심"(이회창 측 특보 11. 9 KBS라디오)이라고 발언했다. 한나라당도 향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보는 것"(강재섭 대표)이라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움직임

  이회창 출마로 보수의 분열, 한나라당 지지층의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진전하고 있다.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3후보의 지지율이 합계 30%를 넘지 못하는 상황을 후보 단일화로 역경을 헤쳐나가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당과 민주당은 당통합과 후보단일화에 합의(12), 통합민주당으로 다시 태어났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 신당은 '반부패연대'로 논의를 추진할 자세지만 민주당이 문 후보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이어서 통합은 지금 단계에서는 미지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독자노선을 고수할 방침을 밝히고 있으며 진보진영의 후보로서 끝까지 분투할 태세이다. 권영길 후보를 단일화 범주에 넣는 것조차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 후보는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하여 반부패 3자연대로 국회에서 특검법안을 14일 중 발의, 회기 내 처리키로 합의했다. 또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이회창, 박근혜, 고건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4자대연합을 제안(11.2), 보수 우파의 연합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살펴보자. 그동안 범여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갖 비리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가 50%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독주해왔다. 그런데 이회창 출마 선언 후 지지율은 변동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우세하다.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7 MBC여론조사에서는 이명박 40.7%, 이회창 20.5%, 정동영 11.1%, 문국현 6.9%, 권영길 2.6%로 나타났다(이회창 지지자의 60.7%가 박근혜 지지, 24.1%가 이명박 지지). 변수는 BBK핵심인물인 김경준 귀국으로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과 미국계 유령회사를 통한 거액의 돈세탁 혐의 등 비리의혹이 밝혀질 경우 선거 막판에 지지율 대폭 변동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민주노총은 조직적으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원운동에 나섰다. '만인보' 투어로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전개해온 권영길 후보가 20만 대중 앞에서 연설할 예정이었던 '범국민행동의 날' 12개 부문별 집회가 경찰측의 전면 불허방침에 직면했지만 4만명의 민중들이 집결했다.  진보진영의 단결과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더욱 힘써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좌파정권 종식' 등 시대착오적 반공이념을 들고 나와 냉전시대로 회귀하려는 극우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한 더한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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